고덕동성당 게시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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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별 연습
-홍수희-
때로는 너의 등에다 대고 ’’안녕’’이라고 혼잣말을 한다
때로는 환하게 웃으며 걸어오는 너의 이름에다가 ’’안녕’’이라고 낙서를 한다
때로는 우산을 깊이 숙이고 떨어지는 빗방울에다 ’’안녕’’이라고 음표를 붙여 본다
하면 할수록 통통 튕겨오르는 신선한 슬픔의 무게
음미하면 할수록 잔잔히 스며드는 감촉 하나씩 지워지는 여러 개의 나,
이 세상 나의 것 없으니 다만 너를 잠시 빌렸을 뿐 다만 너를 잠시 세내었을 뿐
’’안녕’’이라는 말을 내 안에 담고 있으면 구부러진 전신주도 그림이 되고
’’안녕’’이라는 말을 내 안에 담고 있으면 키 작은 채송화도 눈이 부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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