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덕동성당 게시판

당신의 모든 것을 사랑합니다...

세상에 태어나 처음으로 느끼는 감정으로

한 사람을 만나

어려운 사랑을 시작했습니다

그와

사랑이라는 너무도 투명하고 깨끗한 두 글자와

행복이라는 소중한 아름다움을

함께 느끼고 싶었습니다

그가 아프기라도 하면

나는 그 아픔의 수 배로 걱정을 하며

하루종일 불안해 해야 했고

그가 술에 취해 전화를 하면

한 걸음에 달려나가 그를 보살펴야 했고

그가 연락이 안될 땐

수십번씩 연락을 해보며

제발 아무일 없게 해 달라고

눈물로 기도드려야 했고

그가 내가 아닌 다른 사람들과 어울려

행복해 할 땐

그가 행복해 하는 모습 하나만으로

나는 행복해야 했고

그가 술을 마시지 말라고 하면

아무리 어려운 자리에서도

정중히 거절을 해야 했고

그가 많은 숙제에 시달릴 땐

밤새 코피 흘리며 정성스레 해 놓고도

부족하다며

부끄러운 손길을 내밀어야 했고

그가 며칠만 기다려 달라고 하면

그 기다리는 며칠을

눈물로 보내야 했습니다

하지만 이젠 그가 내 곁을 떠난다고

놓아달라고 애원합니다

마지막 그의 부탁은

어째서인지 다른때와 달리

쉽게 들어줄 수가 없습니다

내 마음에서 그를 도려내기엔

그 아픔이 견딜 수 없이 크다는 걸

너무나 잘 알고있기 때문인가 봅니다

그에 대한 나의 사랑이

많이 부족했던 모양입니다

그의 아픔까지는

>어루만져주지 못했습니다

아무것도 모르고 있었습니다

내가 하얀종이 위에 우리의 사랑을 담아왔듯,

그 역시 그럴 것이라고 생각했었습니다

하지만 그가

큰 이별의 아픔을

혼자서만 안고 있었다는 것을....

이제서야 알았습니다

그가 제 곁을 떠나려 하는 이유를

늦게서야 알게 되었을 때...

이별이 더 큰 아픔으로 다가왔습니다

그가 겪었을 그 아픔을

함께 나누어 주지 못했다는 죄책감으로

하루하루가 더욱 힘겨웠습니다

그리고 날이 갈수록 커져가는 것은

그에 대한 미움이나 배신감이 아닌

더 큰 사랑이었습니다

그의 숨겨지고 덮어주어야 할

모든 것들을

있는 그대로 사랑합니다

그의 모든 이별의 아픔까지도......

우리의 처음 사랑처럼

투명하게 사랑합니다

그가 아픔을 이겨낼 수만 있다면

나의 눈물과 나의 정성과 나의 사랑....

그리고 내가 가진

모든 소중한 것들까지도

기꺼이 드리겠습니다

이것으로

그에 대한 투명한 나의 사랑이

그의 마음 속에 들어갈 수만 있다면......

말입니다

그를 오랜동안 사랑해왔습니다

그리고 여전히....

그의 모든것을 사랑합니다

당신을 진심으로 사랑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