들꽃에게
- 최재환 -
탄탄하고 풍요로운 나날은 아니지만
지친 다리 잠시 쉬어 갈
나무 그늘이라도 있었음 좋겠다
각다귀에 시달리던 어느 여름날,
가난한 삶이 멀겋게 뜨는
식은 죽 한 숟갈이라도
시장끼나 쫓을 수 있었음 좋겠다.
한 번도 앞서보지 못하고
항상 끝자리에 서서
부러운 듯 바라보던 하늘이
놀 뒷켠으로 사라지던 산모퉁이
함께라도 외로움은 언제나 내 차진 걸.
오늘을 열심히 가꾸면
내일은 한 송이 들꽃일까,
그림자도 뜨지 않는 풀숲
꽃은
한 식경이 지나서야 제 색깔로 피어나고
잡초 하나 가꾸기 힘든 하루,
여며도 자꾸만 헤벌어지는 속살을 감추며
욕심 없이 살아
버텨온 세월이 무너지더라도
다시 삽날을 세우며
잃어버린 기억이나 떠올렸음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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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두들 좋은하루 보내세요.
*^^*시를 사랑하는 쏘롱
메롱~