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화게시판

안타까운 사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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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경희 [ckh31] 쪽지 캡슐

2000-12-08 ㅣ No.3069

- 여자이야기 -

 

저는 사랑하는 남자가 있었습니다.

지금은 생각하고 싶지도 않은 그런 사람이지만.... 그를 한때 사랑했습니다.

내 목숨바쳐서라도...그러나 그는 저를 사랑하지 않았나 봅니다.

저는 고아였기 때문에 부모님 사랑없이 외롭게 자랐죠. 그런 나에게 그는 삶의 의미로 다가왔고 저는 그를 좋아하게 되버렸습니다.

그리고 그도 저를 사랑한다고 했습니다. 그래서 저는 그가 기뻐하는 일이라면 무엇이든지 했습니다.

세상에서 제가 그를 위해선 못 할일이 없을 것 같았습니다.

그의 기쁨이 저의 기쁨이니까요... 그를 그렇게 뒷바라지 했습니다.

그를 생각하며 힘들게 일해도 행복했으니까요. 그렇게 행복했던 저에게 도저히 납득할 수 없는 일이 일어났습니다.

나에겐...외롭게 자라 온 나에게 정말 너무나도 큰 시련 이었습니다. 22살이 되던 해에 저는 교통사고를 당했습니다. 의식을 잃었죠. 그리고 기억이 나지 않습니다. 세상이 깜깜했죠.

나중에 깨어나서 세상을 보았을 때 너무나 많이 달라졌습니다.

전 23살이 되는 동안 의식이 없었답니다. 깨어나서 제일 먼저 그를 찾았죠.

하지만 그는 없었습니다. 그리고 누군가 말해주더군요. 저를 버리고 미국으로 가 버렸다고요.

그리고 다신 돌아오지 않았습니다. 전 이해할수도 있었지만 도저히 그를 납득할 수 없었어요.

그는 저를 배신했으니까요...

그렇게 사랑했던 그가 죽지도 않은 저를 그렇게 빨리 버릴수 있는가 해서 도저히 이 배신을 용서할 수 없었습니다.

저는 27살이 되던해에 결혼했습니다. 사랑? 사랑이라 말할수도 있을 것 같은 그런 남자가 생겼죠.

그리고 무엇 보다도 그는 1년을 넘게 저를 기다려 줄 수 있다고 아니, 기다려 줄 수 있는 사랑이라고 생각 했어요.

지금 전 행복합니다.

물론 첫사랑의 배신과 슬픔을 간직하고 있지만 그 말고 또 다른 사랑을 믿었으니까요.

평생동안 행복하게 살겁니다. 그게 그에게 복수 할 수 있는 유일한 방법이니까요.

 

- 남자이야기 -

 

사랑하는 여자가 있었습니다.

그녀는 너무도 아름다운 착한 영혼을 가진 여자였지요.

그녀는 고아였습니다.

부모님 없이 자라서 항상 외로움이 많았죠...

하지만 그 외로움의 자리에 제가 더 큰 사랑으로 채워질 수 있다고 믿었습니다.

제가 그녀에게 해 줄수 있는건 많이 없지만 그녀와 함께하며 행복하게 평생을 사랑하며 살 자신은 있었습니다. 그런 그녀에게 불행이 다가왔습니다. 그녀가 교통사고를 당했습니다.

제가 25살이 되던해에 그녀는 의식을 잃었고 소중한 두 눈을 잃었습니다.

저는 정말 죽고 싶었습니다. 그녀의 불행을 보고 있을 수는 없었습니다.

그래서 결심했습니다. 저의 두 눈을 주기로...

그녀는 의식이 없는채로 수술을 받았고 이제 전 아무것도 볼 수 없게 되었죠. 그녀의 얼굴도....

그래서 전 떠나기로 마음 먹었습니다.

그녀가 깨어나서 이런 저를 보고 고통스러워 한다는 건 제가 용서할 수 없었으니까요.

제가 그녀의 불행이 죽고 싶을 만큼 괴롭듯이 우린 서로 사랑했으니까요.

이 사실을 절대 비밀로 하고 사람들께 다짐을 받고 저는 미국으로 떠났습니다.

영원히 그녀곁에 돌아오지 않도록...

그리고 그녀의 결혼 소식을 듣고 행복을 빌어줬습니다.

영원히 행복하길 바랍니다.

지금 이순간도......

- The End -

 

이야기가 끝났습니다.

안타까운 사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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