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양동성당 게시판

단순하게생각합시다(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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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춘우 [chun9999] 쪽지 캡슐

2001-11-14 ㅣ No.2449

 

⊙어느 스님이 화장실에 들르게 되었는데

그 화장실 내부 벽에 이런 글귀가 붙어 있었다고 한다.

 

’多不有詩(다불유시)’

 

무슨 사자성어인줄 알고 이런저런 해석을 하였단다.

한문을 아무리 새겨보아도 그 뜻이 와 닿지 않게 되었고,

 궁금증을 풀기 위해 주인에게 물었더니

화장실을 뜻한다는 영어’W.C’를 소리나는 대로

 한문으로 적어 놓았다는 말을 듣고 한참을 웃었다고 한다.

식자 우환이라고 많이 아는 게 탈이 된 셈이다.

너무 어렵게 따지면 오히려 정답을 놓칠 수가 있다.

언젠가 판화가 이철수 씨 집에 들른 적이 있었다.

그곳은 화장실을 알리는 표시로

어떤 아낙네가 시원하다는 표정으로 엉덩이를 까놓고

 실례를 하는 판화 작품이 걸려 있다.

그런데 아이들은 금세 화장실임을 알아차리는데,

어른들은 ’심오한 뜻이 있는 작품’으로 생각하기 때문에

화장실을 바로 눈앞에 두고도 찾지 못한다고 했다.

선가에

"달을 가리키면 달을 봐야지. 손끝은 왜 쳐다보나"라는 법어가 있다.

본질을 바로 보지 못하는 중생들의 어리석음을 꾸짓는 말이다.

그림자를 보고 그 사람을 다 보았다고 주장하는 이가 있다면,

그것은 이미 그린 그림 위에 덧칠을 하는 꼴이다.

 

때로는 선입견으로 만들어진 안경을 벗고

복잡한 과정을 거치지 말고

그저 단순하게 세상을 바라볼 일이다.

세상이 새롭게 열리고 인연이 달라 보일 테니까 말이다.<현진 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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