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계동성당 게시판

누구라도 그대가 되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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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순자 [stellara] 쪽지 캡슐

2004-04-02 ㅣ No.4337

 

누구라도 그대가 되어...

 

한보따리 달래가 진한 봄내음을 안고 소포로 배달되어 왔어요.

남녁 바닷바람을 먹고 자란 그녀석의 향기는 자연의 향기 그대로 전달 되어 왔습니다.

한소큼의 쑥도 함께...

’슬픈 이모’가 다시 생긴 딸로 제가 선택(?)되어 당신의 사랑을 쏟기 시작했습니다. 끝없는 고독과 한을 간직한 채 달팽이가 자신의 집 속으로 숨어 들듯 그렇게 움츠러들던 그분이 드디어 밝아 지고 조카딸의 애교(?)떠는 모습에 웃음소리를 들려주기 시작 하셨습니다.

 

소쿠리 가득 씻은 달래를 송송송 썰어 고추가루,참기름, 깨소금 듬뿍넣고 고운 마음 같이 넣어 버무려 뜨거운 밥에 비벼 먹습니다. 입안 가득 행복한 봄을 먹습니다.  있는 용기 모두 꺼내어 한통씩 담아 사랑 하는 분들에게 전해 드렸습니다. 맛있는 음식이 있기만 하면 이사람도 생각나고 저 사람도 먹여 드리고 싶고 멀리 있는 아들 생각도 나고 어찌 할 지 몰라합니다.  가까운 형제분들도 챙겨 드리고 싶은데... 우리집 냉장고에 만들어져 있으니 아무라도 오셔서 맛있게 드시고 가시지요.

냉이 캐어 두분만 드신 비오 형제님과 송스테파노 아저씨도 오셔도 됩니다.(호호호).  평소에 ’애인’이라고 소개하고 즐거워 하면서 이럴땐 빼놓으셨지요?  

 

어머님과 베드로씨, 아들과 식탁에 둘러 앉아 달래장과 쑥국에 한상 가득 봄을 먹었습니다. 생선 가시 발라 어머님 수저 위에 얹어 드리는 신랑을 보며 행복은 머언 곳이 아닌 이 작은 식탁에 있구나 하고 생각 됩니다.

 

누구 라도 그대가 되어 맛있는 음식을 함께 나누고 싶은 봄입니다.

 

봄날의 어느날 스텔라가 썼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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