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계동성당 게시판
그래도........... (퍼옴) |
---|
그래도 사랑하기 때문이다 장 태 숙
꼬박 밤 지샌 날, 나의 새벽은 혼란 속 어둠의 끝 내 안에서 밖으로 걸어나오는 일이다
아무 것도 아니라고 생각한 보고 싶지도, 알고 싶지도 않다고 생각한 헝클어진 세상의 뒤편 가린 휘장 속 편안은 열려오는 하늘의 서늘한 눈매에 불현듯 무너지고
하루, 어둠의 옷 사르르 벗고 알몸으로 불쑥, 물 속에서 떠오르듯 천진한 얼굴로 다가서면 얼마쯤 뭉개고 싶은 깊은 터널 같은 생 나를 바라보는 일이 이상스레 힘이 든다
가늠하기조차 슬픈 무게로 흔들리는 새벽 유칼립투스 나무 그 밑을 흐느낌 없이 걸어 보는 일, 발끝마다 간절히 힘주어 보는 것은
측은한 한세상
그래도 사랑하기 때문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