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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느님의 사랑하는 아들.. (3/20 복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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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용학 [yhim] 쪽지 캡슐

2011-03-25 ㅣ No.7376

오늘 사순제2주일 미사에서 아들을 만났습니다. 

 

미사에 참례하면서 별다른 준비도 없이 고개는 바닥을 향하고 입당성가는 듣기만 했습니다.

“주님께서 여러분과 함께.......”

제1독서 말씀이 오늘따라 크게 들렸습니다.

“주님께서 아브람에게 말씀하셨다. 네 고향과 친족과 아버지의 집을 떠나,

내가 너에게 보여 줄 땅으로 가거라 너에게 축복하는 이들에게는 내가 복을 내리고

세상의 모든 종족들이 너를 통하여 복을 받을 것이다.”

아브람은 주님께서 이르신 대로 길을 떠났다....

 

아버지, 어머니, 동생을 뒤로하고 떠나가는 그 “믿음”이 야속하게 느껴지는 인간적 고뇌는 어쩔 수 없었습니다.

성직자이든 수도자이든 하느님의 부르심을 받은 많은 이들도 또 그렇게 헤어짐을 경험하지요

어느 날 훌쩍 하늘나라로 가버린 아들에게서 이제는 전화 한 통이나마 올 것 같은 예감도 들건만

아담에게 “너! 어디 있느냐”고 하신 주님께서 아브람에게 “내가 너에게 보여 줄 땅으로 가거라” 하시는 말씀은

지금 우리에게 계속되고 있는 일상의 아픔일 것이라고 묵상해 봅니다.

 

이어지는 제2독서에서는 또 무슨 말씀을 하실까 궁금한 생각이 이어졌고

“그리스도께서는 죽음을 폐지하시고, 복음으로 생명과 불멸을 환히 보여 주셨습니다.”

 

그러다가 복음말씀에서는 고개를 한없이 떨구고 말았습니다. 보이지 말아야 할 물방울을 훔치면서

“이는 내가 사랑하는 아들, 내 마음에 드는 아들.......”

 

생전에 무대에서나 방송에서 늘 자기소개를 할 때 “하느님의 사랑하는 아들 임동욱 F.하비에르 입니다”라고

기쁘게 말했던 아들의 모습을 떠올리며 품속에 지닌 사진을 펼쳐봅니다.

금방이라도 다가와 손을 내밀 것 같은데....... 목소리는 들리지 않습니다.

 

벌써 10개월이나 되었건만 가족은 그 이별을 받아들이기에 아직도 많은 시간이 필요한 가 봅니다.

 

<追> 한 줌 흙으로 쉬고 있는 그곳에 정자라도 하나 있었으면 하는 욕심도 가져 보다가 며칠 전

      “하느님의 사랑하는 아들 임동욱 F.하비에르”라고 쓴 명패를 붙여 두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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