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참 속상했겠다 싶다. 예수님 발치에 앉아 그분이 하시는 말씀을 듣고 싶었지만 떠돌이 생활을 하시는 예수께 맛있는 것 드시게 하고 싶고, 편한 쉼자리를 마련하고자 그토록 애쓰는데 예수님은 그런 마르타의 마음을 알아주시지도 않고 오히려 마리아를 옹호하는 듯한 말씀을 하시다니, 정말 섭섭했겠다. 그러나 정말 예수께서 꾸짖으신 것이 마르타였을까? 예수님은 마르타를 꾸짖으신 것일까? 상대적 빈곤이라는 말을 한다. 다른 사람과 비교하지 않았을 때는 자기의 현실에 만족하지만 타인과 비교하게 되면 여태 내가 가진 것이 졸지에 작아 보이고, 하찮게 여겨지고 나아가 자기 처지를 비관하게까지 된다. 나는 전문대학 나온 것을 한번도 부끄럽게 생각해 보지 않았다. 우리집 형편에 그나마 졸업한 것도 참으로 다행으로 여겼고, 유치원 교사 시절에도 꼬마들과 퍽 재미있게 지냈다. 그런데 공교롭게도 첫 소임이 여고 종교교사였는데 누가 뭐래서가 아니라 거의 모두 4년제 대학에, 대학원까지 졸업한 잘 나가는 교사들 속에서 스스로 전문대 출신에 여고 교사 자격이 없다는 자격지심으로 참으로 속상했다. 물론 은근히 무시하는 교사들도 있기도 했지만 속상함의 대부분은 비교에서 비롯된 아픔이었다. 예수님이 꾸짖으신 것은 마르타가 아니라 비교에서 비롯된 자기 비하가 아니었을까? 하느님이 주신 자신의 몫에 감사하지 못하고 만족하지 못한 마음. 다른 사람과 비교하고 결국 남을 탓하는 마음. 그 마음을 탓하시며 하느님께서 각자에게 주신 선물에 감사하라는 초대로 복음을 받아들인다. 남의 떡은 항상 커 보이는 법이니까.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