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계동성당 게시판

사모(思母)의 마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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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희옥

2002-10-22 ㅣ No.5303

 

  뵈오려 못 뵈는님 눈감으면 보이시니,

 

  감아야 보이신다면 소경되어지이다.

 

 

  노산 이은상 선생의 양장시조 입니다.

 

   중장을 뺀 초장, 종장으로 이루어진 시조인데,

 

   어쩌면 그리도 사모의 정을 절절히 표현해 냈는지....

 

 

   찬바람이 매섭게 불어대는 저녁입니다.

 

   아직은 가을인데도 겨울을 느끼게 하는 시간이기도 하구요.

 

 

   오늘 원부순(안나)할머님의 장례예절이 있었습니다.

 

   지난 본당운동회날 행방불명 되셨다가 싸늘히 식은

 

   모습으로 우리곁에 돌아오셔서 하느님께로 가셨답니다.

 

   할머님의 가족들과 할머님 사시던 곳의 구역장님까지

 

   애타게 찾으시며 소식을 기다리셨는데....

 

   남겨진 사람들의 슬픔과 안타까움을 뒤로한 체....

 

 

 

   평소 할머님께선 치매를 앓고 계셨다지요.

 

   본인이 얼마나 힘든지, 가족을 얼마나 힘들게 하는지도

 

   모른체로 사시다가 하느님곁으로 가신 할머님의 영원한 안식을

 

   빌어드립니다.

 

 

 

   젊어선 자식들 품에 안아 키우시고,

 

   두 손에 물 마를 새도 없이 자식들 돌보시다가

 

   커가는 자식들 바라보며, 더불어 어머니의 기력은

 

   쇠잔해지시고 그렇게 할머니가 되어 다시 어린애가

 

   되시나 봅니다. 정성으로 키운 자식들의 보살핌을 받아야 할

 

   작디 작은 모습으로 말입니다....

 

 

 

   돌아가시는 순간까지 정신을 놓지 않으려 애쓰시던

 

   친정어머니 생각에 한참을 멍하니 앉아 있었습니다.

 

   벽을 짚고서라도 살아만 계시다면 좋으련만....

 

 

 

   이제 곧 위령성월.

 

   ’모든 성인의 통공’만을 믿으며 열심히 기도할겁니다.

 

   돌아가신 모든 분들 위해서, 그리움 간절한 어머니를 위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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