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계동성당 게시판

홍신부님 강론(10월 30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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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현경

2002-11-01 ㅣ No.5373

내가 나이를 아무리 많이 먹었어도 내 마음은 아이 같습니다.

정말 우리의 마음은 아이와 같습니다.

제가 처음에 이곳에 왔을때

내 마음속의 아이와 대화를 나누라고 가르쳐 드렸습니다.

그동안 자기 마음안의 아이와 대화를 하셨습니까?

자기 마음안의 아이가 보이시나요?

자기 자신의 마음을 들여다보는게 잘 안되는 분들은 대개

오랫동안 자신의 마음을 방치해 두었던 분들입니다.

이런 분들은 자기 마음을 잘 들여다보지를 못합니다.

 

그런데

어린 시절을 생각하면 눈물이 멈추지 않는다.. 라고 말씀하는 분들도 있습니다.

머리속에서는 ’내가 이렇게 울어서는 안되는데...’하면서도 눈물이 그치지 않는다고.

왜 이런 현상이 생기는가.

우리 마음속에는 누구나 상처입은 아이들이 있습니다.

어린시절부터 지금까지 성장해 오면서 주위 사람들이 나에게 준 상처가 있습니다.

그 상처가 아물지 않은 채로 상처입은 자리에서 지금도 피가 나고 있는 분들입니다.

이런 분들은 어린 시절을 생각하거나 마음 속의 어린아이와 대화 하거나 하면

눈물이 그치지 않습니다.

상처의 치유가 안 되서 그런 것입니다.

그럴때는 마냥 울게 내버려 둬야 됩니다.

눈물은 날만큼 나다가 그치게 되기 마련입니다.

그리고 눈물을 흘린다는 것은 심리적으로 상당히 건강하다는 징표입니다.

마음속의 상처받은 아이가 자신을 치유하기 위해서 본능적으로 우는 것입니다.

자신의 한풀이를 하는 행위가 바로 눈물입니다.

많이 우는 분들은 자기 마음안에 힘을 가질 수 있습니다.

 

하지만 많은 분들이 이렇게 말씀을 하십니다.

도저히 울수가 없다..

어린 시절 생각해도 마음은 아픈데 눈물은 안난다.. 라고.

’난 울고 싶은데 눈물이 안난다.

 도대체 눈물을 흘릴 수가 없다’

왜 그럴까요.

 

부모님들은 애들의 울음을 듣고

아이가 무엇을 원하는지 그 요구를 맞춰주어야 합니다.

그런데 아이가 울면 그 마음을 알아주는 것이 아니라

무조건 야단을 치고 혹은 때려주는 부모님들이 있습니다.

아이들은 인지 능력이 발달하지 않았기 때문에 자신들의 요구사항이 있을때 웁니다.

그런데 그때 부모가 혼을 내고 때리고 하면

애들은 울면 맞으니까 울지 못합니다.

남자분들은 어려서 "사내 새끼가 왜 울어--"라는 말을 많이들 들으셨을테고

여자분들 같은 경우엔 "기집애가 울면 집안이 망해--" 이런 말도 많이 들으셨을 겁니다.

 

그런데 이렇게 울지 않는다고 해서 내 눈물이 없어지는 것인가.

내 서러움이 사라지는 것인가.

그렇지 않습니다.

계속해서 그 밑에 깔려 있습니다.

그래서 내 마음이 편치가 않습니다.

세상을 봐도 슬프게 보이고 노래를 불러도 슬픈 노래만 부르고.

내 안의 눈물이 해결이 안되서 그런 것입니다.

 

눈물이 그치지를 않는다고 하는 분들이나

울 수가 없다.. 라고 하는 분들이나

어느쪽이건 간에

자기 마음을 제대로 보살피지 않은 것이 문제입니다.

자신의 마음을 되돌아보고 말을 걸고

자신을 이해해주는 마음을, 그런 자세를 갖는 것이 굉장히 중요합니다.

기도를 할때도 자기 마음을 옆에 두고 같이 하고

감정이 좋지 않을 때는 야단을 치지 말고

가만히 옆에 같이 앉아있어 주어야 합니다.

내가 내 마음의 소리를 듣고 위로해 주어야지 마음이 흔들리는 것이 줄어듭니다.

 

산상 수훈에서 예수님이 말씀하셨지요.

우는 사람은 행복하다 위로를 받을 것이다... 라고.

그 말씀은 늘 징징거리고 살라는 소리가 아닙니다.

그 말씀을 심리치료적인 관점에서 이해를 하면 됩니다.

울고 있는 내 마음을 내가 위로해 주고 돌보아 주는 것입니다.

내가 내 마음을 돌보기 시작하면 마음에 힘이 생기고

마음에 힘이 생기면

굳이 남들에게 아쉬운 소리 할일도 없습니다.

아쉬운 소리 할 일이 없으면 다른 사람 때문에 상처받고 화낼 일도 없어집니다.

남의 마음을 돌보기 전에

자기 마음부터 돌보는 것이 신앙 생활의 첫 걸음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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