암사동성당 게시판

아름다운 두 여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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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종환 [kcwat] 쪽지 캡슐

2000-09-03 ㅣ No.4785

 

누나와 저는 일찍 부모님을 여의고 거친 세상을 힘겹게 살아왔습니다.

중학교 중퇴가 고작인 누나는 택시 기사로 일하며 내 공부 뒷바라지를 하느라 시집도 못갔습니다.

 

누나는 승차 거부를 한 적이 한 번도 없으며 노인이나 장애인이 차에서 내리면 헤드

라이트로 어두운 길을 밝혀줍니다.

누나는 파스칼이 누구인지도 모르지만 남모르는 선행이 가장 영예롭다는 파스칼의 말

을 실천하고 있었습니다.

그런 누나가 중앙선을 넘어온 음주 운전 덤프 트럭과 충돌해 두 다리를 못쓰게 되었

습니다.

나와 결혼을 앞두었던 여자는 누나와 같이 산다면 자신이 없다며 누나와 자신 둘 중 하나를 선택하라는 최후 통첩을 보내왔습니다.

나는 오늘의 나를 있게해 준 누나를 선택했습니다.아니 당연한 선택이었습니다.

 

실연의 아픔에서 벗어날 때 쯤의 어느 날 오후 누나가 후원하는 고아원을 방문하기

위해 누나와 외출하게 되었습니다.

택시를 잡으려 한 시간이 넘도록 애를 썼지만 휠체어에 앉은 누나를 보고는 그대로

도망치듯 지나갔습니다.

어둠이 깔리기 시작하자 화가 났습니다.누나는 손등으로 눈물을 훔치고 있었습니다.

 

그 때 택시 한 대가 우리 앞에 멈추더니 차 뒤편의 트렁크가 열렸습니다.  

기사는 여자였습니다. 내가 누나를 택시 안에 태우는 동안 여기사는 휠체어를 트렁크

에 실었습니다.  고아원에 도착한 시간은 캄캄한 밤 휠체어를 밀고 어둔 길을 가는

동안 여기사는 헤드라이트로 길을 훤히 밝혀주었습니다.

 

나는 지금 이 아름다운 두 여자와 살고 있습니다.

나는 그 여기사와 결혼하여 누나와 함께 한 집에서 행복하게 살고 있습니다.                                                    ( 퍼온 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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