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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 이수현씨 값진 희생정신을 기리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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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상윤 [novita] 쪽지 캡슐

2001-01-30 ㅣ No.1707

이수현씨 값진 희생정신을 기리자

 

    (서울=연합뉴스) 도쿄전철역에서 철로에 떨어진 일본인 취객을 구하려 몸을  던졌다가 목숨을 잃은 한국인 유학생 이수현씨의 죽음은 의(義)와 희생및 용기의 한국혼을 다시 보여주고 있다. 이씨의 의로우면서 아름다운 살신이 일본 도쿄  한복판에서 많은 일본인이 지켜보는 가운데 있었으며 특히 한국인에게는 영웅처럼  비쳐졌던 권희로씨의 허상이 드러난 직후 일이어서 더더욱 돋보이고 있다. 그래서 일본과  한국의 언론들이 일제히 이씨의 희생정신을 크게 기리는 기사들을 싣고 있으며 일본에서는 대대적인 추모 행사들이 이어지고 있다.

 

    정보통신기술의 발전을 비롯한 물질문명의 팽배현상으로 서구에서는 선한  사마리아인의 정신이 사라진지 오래됐다는 것이 문명비평가들의  한결같은  지적들이다. 또한 유교사상이 깃들어 있는 동양에서 조차 의로운 삶이나 남을  위한  희생정신이 메말라 있는 세태이기 때문에 이씨의 죽음은 우리들의 심금을 울리고 있는  것이다. 이씨의살신은 또한가지 측면에서 이 사건은 우리들에게 묘한  감정을  불러일으키고 있다. 이씨가 특히 일본인들에게 한국청년의 용기를 보여주었다는  점이다.  일본의 재일동포 차별에 맞서 야쿠자 두목을 죽인 권희로씨가 귀국해 치정에 얽힌 살인  미수죄로 수감되자 얼마나 많은 일본인들이 `그러면 그렇지 조센진이  무슨...’이라며 쾌재를 불렀을까하는 점에서 이다.

 

    그렇다고 이씨의 죽음이 권희로씨의 자리를 채우는 것이라고  평가할수는  없는 일이다. 한마디로 그럴일도 아니다. 우리들중 일각에서 이토 히로부미를 살해한  안중근의사는 전전의 영웅이고 야쿠자 두목을 죽인 김희로는 전후 영웅으로  추켜세운 것이 얼마나 지나친 `영웅조작’이었는가는 권희로씨의 허망한 추락으로 드러나고 말았다. 따라서 이씨의 죽음을 지나치게 미화하거나 특히 일본과의  민족적  감정까지 섞어가면서 영웅화할 필요는 없을 것이다.

 

    그러나 한가지 분명한 것은 이씨의 죽음이 어느면으로 보나  값지다는  것이다. 도쿄에서건, 뉴욕에서건 살신의 장소는 관계없이 이씨가 자신의 목숨은 뒤로하고 위기에 처한 사람을 구하려 뛰어든 인간애와 의의 정신은 높이 평가해야 한다. 그리고 이씨가 젊은 대학생이라는 사실이 우리를 더욱 감동시키고 있다. 많은 사람들은  이 시대를 살아가는 젊은이들이 과연 남을 위한 희생이나 의로운 행동을  할  생각조차 한 일이 있을까하는 의문을 던지고 있다. 그러나 이씨의 죽음은 우리의  젊은이들이 아직도 의를 생각하며 의를 위해 죽음을 선택할수 있는 용기가 살아있다는 것을  보여주고 있다.

 

    그리고 굳이 이씨의 죽음을 일본이라는 장소와 연결시켜 생각한다면 이씨의  증조부는 일본에서 사망하고 조부도 일본탄광에 징용당하는 등 3대에 걸친 악연이  있었으나 이번 살신으로 악연을 끊고 의로 승화시켰다는 사실이다.  한일  양측에서는 이번 이씨의 죽음을 헛되이 하지 않기위해 추모비건립이나 장학금마련 등 여러 기념사업들을 준비중인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이씨가 보여준 희생과  의로움및  용기는 한국이나 일본 할 것 없이 모든 젊은이들에게 모범이 된다는 점에서 이를 기리는 값진 징표는 반드시 있어야 할 것으로 생각된다.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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