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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아침의 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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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형철 [HABYBY] 쪽지 캡슐

2001-02-23 ㅣ No.6459

나무 / 김재진

 

 

 

문득 눈앞의 세월 다 지워지고

사람이 아름다울 때 있다.

수첩 속에 빽빽하던 이름들 하나같이

소나기 맞은 글씨처럼 자국으로 번질 때

흔적도 없이 사라져갈

사람이 아름다울 때 있다.

세파에 치어 각양각색인

남루 또한 지나간 상처 마냥 눈물겹고

서 있는 사람들이 한 그루 나무처럼

이유 없이 그냥 아름다울 때 있다.

가파른 세월이야 지나면 그뿐,

코끝에 감도는

한 자락 커피 향에 두 눈을 감고

비맞는 나무처럼 가슴 적시는

무심한 몸놀림이 아름다울 때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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