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아동(구 미아3동)성당 게시판
이아침의 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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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무 / 김재진
문득 눈앞의 세월 다 지워지고 사람이 아름다울 때 있다. 수첩 속에 빽빽하던 이름들 하나같이 소나기 맞은 글씨처럼 자국으로 번질 때 흔적도 없이 사라져갈 사람이 아름다울 때 있다. 세파에 치어 각양각색인 남루 또한 지나간 상처 마냥 눈물겹고 서 있는 사람들이 한 그루 나무처럼 이유 없이 그냥 아름다울 때 있다. 가파른 세월이야 지나면 그뿐, 코끝에 감도는 한 자락 커피 향에 두 눈을 감고 비맞는 나무처럼 가슴 적시는 무심한 몸놀림이 아름다울 때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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