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희동성당 게시판

시행착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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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인숙 [sugi] 쪽지 캡슐

2000-05-24 ㅣ No.1540

 천주교 신자이기 이전에 나는 ’절’에 가는것을 낙으로 삼았던 적이

있었다.특별한 종교적 성격을 고려한것도 아니고 그때는 성당이라는

것에 관심도 없었거니와 개신교와의 차별성을 두지도 않았었기에...

하느님이 아닌이상 부처님쪽으로 발길을 옮길수 밖에 없었다.

 

 딱히 하느님이 아니었어야 했던 이유를 들자면 주위의 하느님을 믿

는다고 하는 사람치고 고개 끄덕여질 만한 사람도 없었거니와, 못된

걸로 치자면 나와 라이벌이 될 정도 였으니까...

 

 근래에 열심히 성당을 찾는 나를 보고는 한 친구가 "나도 좀 열심히

다니고 싶은데...그게 어렵네"하는 소리를 듣고 마치 하느님의 특은을

입은양 온갖 잘난척을 하며 전도아닌 전도를 하려 했으나 실패했던

적이 있다.그땐 오히려 그 친구를 가엾게 여기며 혹시 사오정이 아닐까?

했었는데.....

 

 ’이보다 더 큰 사랑은 없다.-마더 데레사-’ 라는 책을 읽다보니 오정

이는 다름아닌 나였다.수녀님이 어떤 주에 머물게 되었을때 그 주의

지사가 한 말을 옮겨본다.

 

 " 마더, 나는 그리스도는 사랑하지만 그리스도인은 미워합니다.

   그 이유는 그리스도 인들은 그리스도를 우리에게 주지 않습니다.

   그들은 그리스도의 삶을 살지 않습니다."

 

 영세를 받고....

 견진을 어렵사리 시간 쪼개어 받으면서....

 미사를 드리면서....

 

 도대체 나는 무엇을 위해 그렇게 열심이었는지 생각해 본다.

열심이긴 무척 열심인 걸로 기억되는데..한번도 참다운 그리스도인의

삶을 살도록 해 달라는 기도조차,또 노력조차 하지 않았는걸....

 

 아마도 나를좇아 하느님을 찾고자 했던 그친구에게 ’말’이 아닌

그리스도 인으로서 삶을 살아가는 진실한 내 모습을 조금이라도

보여 주었더라면...하는 아쉬움과 더불어 부끄러운 시행착오라

할지라도 올바로 하느님께로 나아갈 수 있는 것이길 기도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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