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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김없이 한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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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형철 [HABYBY] 쪽지 캡슐

2000-11-29 ㅣ No.5567

내 마음은 / 김동명

 

 

 

내 마음은 호수요.

 

그대 노 저어 오오.

 

나는 그대의 흰 그림자를 안고,

 

옥같이 그대의 뱃전에 부서지리다.

 

 

 

내 마음은 촛불이요.

 

그대 저 문을 닫아 주오.

 

나는 그대의 비단 옷자락에 떨며, 고요히

 

최후의 한 방울도 남김없이 타오리다.

 

 

 

내 마음은 나그네요.

 

그대 피리를 불어 주오.

 

나는 달 아래 귀를 기울이며, 호젓이

 

나의 밤을 새이오리다.

 

 

 

내 마음은 낙엽이요.

 

잠깐 그대의 뜰에 머무르게 하오.

 

이제 바람이 일면 나는 또 나그네같이, 외로이

 

그대를 떠나오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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