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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모의 기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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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유1동성당 [suyu1] 쪽지 캡슐

2008-11-14 ㅣ No.10377



아들들이 사는 미국으로 이민 떠나시는 나이드신 할머니께서 
가깝게 지내시던 신부님께 보낸 편지입니다.

오늘은 조국에서 보내는 마지막 주일입니다
일찍 성당에 가서 기도했습니다.
이제 신부님의 도움을 청하고자 합니다.

 신부님,
제가 잊어야할 것들을 잊을 수 있도록 저를 위해 기도해 주십시오.

첫째, 제가 행여 지난날, 봉사라고 하는 것을 한 일이 있다면, 
        그것부터 깨끗이 잊을 수 있도록 저를 위해 빌어주십시오.

 둘째, 저를 힘들게 했던 일들과 형제들을 잊을 수 있도록 
          저를 위해 빌어주십시오.(용서해라...하시겠지요?)

 셋째, 제가 제 아들들을 낳고 젖먹이며, 
          지극 정성으로 길렀던 사실을 잊을 수 있도록 
         저를 위해 빌어주십시오.

넷째, 젊은 날 남편이 밉게 굴었던 사실을 잊을 수 있도록 
         저를 위해 빌어주십시오.

다섯째, 제가 며느리들에게 베풀어준 그 모든 일들을 
           잊을 수 있도록 저를 위해 빌어주십시오.

 신부님, 제가 꼭 해야할 일을 할 수 있도록 저를 위해 빌어주십시오.
저 없이 그 동안 평화롭게 미국에서 살던 제 자식들의 가정의 평화를 
더 평화롭게는 못해줄 지언정 그 평화를 깨거나 , 
덜 평화롭게 하는 짓일랑 절대 안할 수 있도록 
저를 위해 빌어주십시오.

 제 아들들이 제 아들이 아니고 제 며느리의 남편임을 
늘 명심할 수 있도록 저를 위해 빌어주십시오.
아들 세 놈 중에 지금도 더 이쁜 놈과 덜 이쁜 놈이 있습니다. 
이 속내를 들어내어 덜 이쁜 놈 섭섭하게 하지 않도록 
저를 위해 빌어주십시오.

 하는 일에 나서지 않고, 그 어떤 일도 청하지 않으면 
간섭하지 않고, 
섭섭해하지 않으며, 
잘 알아서 길 수 있도록 
저를 위해 빌어주십시오.

 "내가 너를 어떻게 길렀는데...."따위 생각일랑 절대 안하며 
멀쩡한 정신으로 늘 아낌없이 주는 나무로 살다 
가기를 소망하여 왔으니 
끝까지 멀쩡한 정신으로 
아낌없이 주는 나무처럼 살다 갈 수 있도록 
저를 위해 빌어주십시오.

마지막으로 이 남자 혼자 두고 제가 먼저 가면 
이 남자 너무 불쌍하오니, 
이 남자 숨 거두는 날 까지 보살피다가
이 남자 먼저 묻어주고 
갈 수 있도록 저를 위해 빌어주십시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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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떤 분이 자신의 홈피에 올린 글을 가져왔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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