용산성당 게시판

사람들은 왜 삶에 쉽게 지치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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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명훈 [p0o9i8] 쪽지 캡슐

2003-05-28 ㅣ No.4906

 

틱낫한 스님의 ’힘’ 이라는 책입니다.

 

흔히 사람들은 인생을 고생에 비유한다.

플럼빌리지를 방문하는 이들도 크게 다르지 않다.

지친 삶을 어깨에 짊어진 채 이곳에 도착한 사람들은

이곳의 아름다운 자연과 따뜻한 이웃들, 그리고 몸과

마음을 치유하는 여러 가지 수련을 통해 행복한 미소

를 되찾는다.

그래서 나는 웃으며 플럼빌리지를 주유소라고 부른다.

차에 연료를 채우듯 플럼빌리지에서 삶의 에너지를

가득 채우고 돌아가라는 바람에서다.

삶에 지친 사람들에게 플럼빌리지는 고향 같은 존재다.

 

그렇다면 사람들은 왜 그다지도 쉽게 삶에 지치는

것일까? 늘 행복과 기쁨에 겨워 살 수는 없는 걸까?

우리는 붓다의 가르침에서 그 해답을 찾을 수 있다.

붓다는 "삶이란 오직 지금 이 순간, 즉 현재라는

찰나의 시간 속에만 존재한다" 고 가르쳤다.

또한 "과거는 이미 지나갔고 미래는 아직 오지 않았다.

오직 존재하는 것은 현재다. 당신이 진정으로 살 수

있는 시간은 지금 이 순간뿐이다.

당신이 이 순간을 놓친다면 결국 삶과의 약속을 어기는

셈이다" 라고 말했다.

그러나 현대인의 마음은 쉽게 현재에 머물지 못한다.

우리의 마음이 늘 현재를 떠나 미래 어딘가를 방황하기

때문이다. 결국 우리의 삶이 힘겨운 까닭은 이렇듯

’현재’를 제대로 살지 못하기 때문이다.

 

지금 당신은 아름다운 정원을 걷고 있다.

당신 눈앞엔 꽃과 나무와 잔디가 펼쳐져 있다.

그러나 정원의 아름다움에 취하는 것도 잠시, 한 걸음

두 걸음, 세 걸음이 지나면 당신은 다시 이전의 생각이

나 일에 몰두하고 만다.

세 걸음까지 당신의 몸과 마음은 그곳 정원에 있었지만

네 걸음부터 당신의 마음은 이미 직장으로 날아간 것이다.

현재가 아니라 과거나 미래에 마음이 가 있다는 것은

이러한 뜻이다.

당신의 일은 마치 독재자처럼 당신의 시간을 온통 지배

한다.

 

이렇게 일에만 마음을 빼앗긴 당신은 바람난 남편과

똑 같다. 항상 애인만 생각하면서 아내와 아이들이

무시하는 남편과 뭐가 다르단 말인가.

뿐만 아니라 당신은 자신과 자신의 행복마저도 무시하고

있다.

당신은 더 이상 자신의 삶을 자유롭게 살 수도 사랑할

수도 없다.

당신에겐 자신을 위한 시간도 사랑하는 이들을 위한

시간도 없다.

그러면서도 당신은 여전히 자신의 삶에서 당신과 가족이

최우선이라고 믿고 있다.

그렇게 믿어 봤자 무슨 소용인가?

너무나 많은 것을 요구하는 애인 때문에 현실은 정반대

인것을 말이다.

더구나 상황은 매일 조금씩 악화될 뿐이다.

 

마음이 현재에 머물 수 있도록 붙잡아주는 수행을 불교

에서는 정념이라고 한다.

정념은 붓다가 설한 ’깨달은 이가 될 수 있는 여덟 가지

고귀한 수행길’. 즉 팔정도 가운데 하나다.

념을 풀어보면, 현재를 뜻하는 금과 마음을 뜻하는 심

으로 이루어져 있다.

따라서 정념의 수행은 마음이 현재에 바르게 머물 수

있도록 하는 수행이다.

영어로는 마인드풀니스(mindfulness).

즉 깨어있는 마음이다. 잠들지 않는 마음, 멀리 달아

나지 않는 마음이어야 지금 이 순간 나와 내 주변에서

일어나는 일을 제대로 보고 바르게 받아들일 수 있다.

깨어있는 마음은 당신과 당신의 삶을 만날 수 있게

하는 힘인 동시에 당신을 지금 이곳으로 되돌아오게

도와주는 힘이다.

더불어 온유한 힘과 행복한 삶을 선사한다.

이렇듯 매 순간 깨어있는 마음으로 아름다운 삶을

살아가려면 지금 이 순간을 살아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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