용산성당 게시판

숨쉬기 명상으로 습관의 힘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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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명훈 [p0o9i8] 쪽지 캡슐

2003-06-03 ㅣ No.4923

 

숨쉬기 명상으로 습관의 힘에서 벗어나라

 

누구에게나 아주 오래된 습관이 있다.

바로 자기 자신과 지금 이 순간으로부터 달아나려는

마음이다. 이 습관은 단지 이 생에서만 다져진 것이

아니기 때문에 좀처럼 떨쳐내기 어렵다.

그렇다면 이 습관은 어떻게 다스려야 할까?

그것은 바로 호흡이다.

호흡에는 당신의 마음이 지금 이 순간에 머물 수 있

도록 돕는 힘이 있다. 호흡에 집중하라.

우선 호흡은 당신을 과거와 미래로 종횡무진 끌고

다니는 생각을 멈추게 해준다.

들째, 생각을 끊음으로써 당신은 자신의 삶과 직접

마주할 수 있다.

담배나 술, 쇼핑 같은 대용품에 기대어 외면했던

삶의 실체를 확인할 수 있는 것이다.

셋째, 호흡은 당신에게 휴식을 준다.

호흡으로 삶의 실체를 확인한 당신은 호흡으로 그

문제의 해결책 또한 얻을 수 있다.

일단 자리에 앉아 숨을 들이쉬고 내쉬라.

호흡을 위해 당신이 애써 노력할 일은 별로 없다.

자연스레 몸과 마음의 긴장을 풀고 숨을 들이쉬고

내쉬기만 하면 된다.

수행자에게 있어 호흡은 예로부터 중요한 수련법

으로 전해져 왔다.

앉아서 벽을 바라보며 호흡을 가다듬는 좌선 수행을

9년이나 10년 동안 해온 수행자도 많다.

정말 대단한 일이다.

그러나 무두가 그렇게 어렵게 수행해야 하는 것은

아니다. 요리나 설거지, 청소, 운전을 하면서도

마음을 덩갈하게 갂을 수 있다.

그러기 위해서는 먼저 ’먹기 위해 요리하는 것이

아니고, 깨끗한 접시를 얻기 위해 설거지 하는 것이

아니다’ 라는 사실을 개달아야 한다.

다만 우리는 요리하기 위해서 요라히고, 설거지하기

위해서 설거지해야 한다.

일 자체가 당장 해치워야 하는 대상이 아니라 목적이

될 때, 모든 일은 수행이 된다.

그래서 먹고, 숨쉬고, 요리하고, 물긷고, 변기 닦는

그 모든 것이 습관을 물리치는 수행이 될 수 있는 것

이다.

그렇게 요리하는 기술, 청소하는 기술을 익힌 사람은

세상이 휘두르는 무기인 명성, 권력, 돈을 웃어넘길

수 있다. 성공과 실패라는 파도가 어떻게 밀려와도

그는 언제나 담담하게 자신을 지킬 수 있기 때문이다.

그들은 너무 위로도 어무 바닥으로도 가라앉지 않는

사람들이다.

비록 그들을 알아보는 사람이 없을지라도 그들은 진

정한 영웅이다.

다음으로 호흡의 리듬을 알아야 한다.

다음의 시는 그것을 잘 설명해 준다.

 

들이쉬고, 내쉬고, 깊이, 천천히

고요히, 편안히, 웃고, 놓아버려라

지금 이순간, 아름다운 순간

 

첫행의 들이쉬고 내쉬고를 사용하여 수행할 때는

이런 마음을 가진다.

 

숨을 들이쉴 때,

나는 숨을 들이쉬고 있다는 것을 안다.

숨을 내쉴 때,

나는 숨을 내쉬고 있다는 것을 안다.

 

숨을 들이쉴 때에는 오직 한 가지, 들숨에만 집중을

해야 한다. 다른 것은 다 잊어버리고 완전히 들숨에만

온 마음을 집중하라.

날숨도 마찬가지다.

마음이 호흡에서 벗어나 내일이나 어제의 어딘가를

방황해서는 안 된다.

갑자기 "어머나, 방에 불을 안 껐네" 하며 다른 생각을

좇아서도 안 된다.

처음부터 끝까지 숨과 함께 하라.

숨을 들이마시는 데에는 4,5초 정도밖에 걸리지 않는다.

숨을 들이쉬고 내쉬는 일을 1분 동안 계속하면 생각도

1분 동안 멈춘다.

생각을 멈추고 그냥 존재할 수 있다는 것은 정말 멋진

일이다. 생각에 사로잡혀 있는 한 당신은 존재할 수도

온전히 살아있을 수도, 삶의 경이로운 체험을 할 수 없다.

그러므로 내가 무언가를 생각한다는 것은 내가 존재하지

않는다는 것을 의미한다.

데카르트는 말했다.

"나는 생각한다. 고로 존재한다."

그러나 불교에서는 반대로 말한다.

"나는 생각한다. 고로 나는 존재하지 않는다."

하지만 생각에 빠져 길을 잃는다면 이렇게 말할 수도 있

지 않을까?

"나는 생각하지 않는다. 고로 나는 존재한다."

 다음의 깊이, 천천히를 새용하여 수행할 때는 이 구절을

기억하라.

 

숨을 들이쉴 때,

나는 숨이 점점 깊어지는 것을 안다.

숨을 내쉴 때,

나는 숨이 점점 느려지는 것을 안다.

 

이런 호흡은 즐거운 과정일 뿐 아니라, 몸과 마음의 조화

와 평화로 충만하게 한다.

단지 앉아서 호흡만 해도 당신의 치유됨을 느낄 수 있다.

들숨과 날숨에 애써 간섭할 필요도 없다.

더 깊게 숨을 들이쉬거나 더욱 천천히 숨을 내쉬려고

노력하지 마라.

그저 들숨과 날숨을 있는 그대로 지켜보라.

평상시처럼 숨쉬라.

이런 식으로 2,3분 동안 즐기기만 하면 된다.

다음 행의 고요히, 편안히를 사용하여 수행할 때는 이

구절을 기억하라.

 

숨을 들이쉴 때,

내 몸은 고요해진다.

숨을 내쉴 때,

내 몸은 편안해진다.

 

당신이 알지 못하는 사이 불안은 당신의 몸 구석구석을

차지하고 당신의 몸을 싸움터로 만들었다.

숨을 들이쉬면서 자신의 몸을 인지하고 편안하게 이완

시켜라. 평화가 깃들인 몸은 고요해진다.

엄마가 아기를 안듯이 그렇게 깨어있는 마음으로 당신의

몸을 안아주라.

숨을 들이쉴 때, 내 몸은 고요해진다.

이것이 바로 사랑이다.

숨을 내쉴 때, 내 안에는 편안함이 깃들인다.

당신의 몸에 관심을 갖고 최대한 친절을 베풀어라.

깨어있는 마음으로 몸을 안아주라.

당신의 몸의 관심을 가져라.

이전에는 느껴보지 못했던 새로운 행복감이 온 몸에

느껴질 것이다.

다음 행의 웃고, 놓아버려라를 수행할 때에는 이런

마음가짐을 가진다.

 

숨을 들이쉴 때, 나는 웃는다.

숨을 내쉴 때, 나는 놓아버린다.

숨을 들이쉴 때, 나는 내 몸을 고요하게 한다.

숨을 내쉴 때, 나는 내 몸에 웃음을 보낸다.

숨을 들이쉴 때, 나는 내 감정을 가라앉힌다.

숨을 내쉴 때, 나는 내 감정에 웃음을 보낸다.

 

웃고 놓아버리기. 웃음은 곧 수행이다.

기쁠 때만 웃어야 하는 건 아니다.

웃음은 입으로 하는 수행이다.

기쁘지 않더라도 웃고 있으면 얼굴 근육은 자연스럽게

이완된다. 얼굴에는 약 300개의 근육이 있는데 화가

나거나 두려움이 들면 이 근육들은 긴장한다.

이런 순간에 거울을 본다면 얼굴이 긴장되어 있음을

알 수 있다.

하지만 숨을 들이쉬는 법, 웃는 법을 알고 있다면

긴장은 곧 사라지고 한결 편안해 질 것이다.

당신 앞에 누군가 긴장한 사람이 있다면 당신의 웃음

으로 그를 도울 수도 있다.

숨을 들이쉬며 나는 웃는다. 숨을 내쉬며 나는 긴장을

놓아 버린다 과거에 일어난 일은 나의 평화로움과 기

쁨을 앗아갈 정도로 대단한 것이 아니다.

다음 행은 "지금 이 순간, 아름다운 순간"을 가지고

수행하는 것이다.

우리가 살아있을 수 있는 유일한 시간은 지금 이 순간

임을 우리는 이미 알고 있다.

이러한 사실은 개인의 자유가 최대한 제한되어 있는

감옥에서도 달라지지 않는다.

감옥에 있는 이들은 3년, 10년, 또는 20년 이상의 형을

받은 사람들로 흔히 자신들이 자유로워지는 것은 먼

훗날의 일이라고 생각한다.

 

내가 미국의 수도 워싱톤 근교에 있는 메릴랜드 교도소

에 강연을 하러 갔을 때의 일이다.

나를 바라보는 150여 명의 수감자들에게 나는 이런 말

을 했다.

"오늘 이 교도소에 들어선 이후 저는 수많은 문을 통과

해야 했습니다. 그런데 이곳의 공기는 밖의 공기와 전혀

다르지 않더군요. 상쾌하고 신선한 것이 똑같았습니다.

이 안의 하늘 역시 바깥 하늘과 마찬가지로 푸르렀습니다.

그리고 감옥 뜰에 나 있는 풀과 꽃도 바깥 세상과 마찬

가지로 푸르고 싱그러웠습니다.

여러분, 이곳은 숨쉬기 명상, 걷기 명상을 수행할 수 있는

모든 조건을 갖추고 있습니다. 그런 수행법을 안다면

지금 이 순간 진정 아름다운 순간이 될 수 있습니다.

여러분은 행복해지기 위해 이 감옥에서 풀려나는 그날

까지 기다릴 필요가 없습니다.

여러분은 지금 당장 행복해질 수 있으니까요."

 

우리를 가두는 것은 감옥의 쇠창살이 아니라 과거나

미래로 달아나려는 습관이다.

습관으로부터 자유로워지려면 호흡하는 법과 지금 이

순간을 축하하는 법을 배우라.

풍요한 축제가 벌어지는 곳은 지금 이 순간 이곳이다.

그 축제를 즐기고 싶다면 당신을 오랫동안 붙들고 있었던

습관에게 부드러운 목소리로 이렇게 속삭여라.

 

나의 사랑하는 오랜 친구인 습관이여!

나는 너를 잘 알고 있단다.

그렇지만 이번에는 네 마음대로 되지는 않을 거야.

이전처럼 나를 생각이라는 바람에 태워

먼 곳으로 보낼 수는 없을 테니까.

왜냐하면 나의 거대한 바다가 작은 파도에 밀려나는 것이

싫거든.

그래서 나는 지금 이순간 닻을 내리고 머물기로 했단다.

내 닻이 뭐냐고?

바로 깨어있는 마음으로 하는 호흡이란다.

나는 이제 닻을 내리는 법을 알아.

나는 이제 과거나 미래의 희생양의 되지 않을 거야.

나는 언제나 지금 이 순간에 도착할 테니까.

삶과의 약속을 절대 잊지 않겠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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