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행복합니다[사랑의 향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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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선화 [bak1816] 쪽지 캡슐

2002-03-08 ㅣ No.2529

 

 

살아있음만으로

나는 행복 합니다...

 

엄청난 폭우가 쏟아지는 밤,꽃동네에 40대 후반의 한 사내가 찾아 왔다.

흠버 젖은 몸, 사내의 얼굴엔 짙은 절망감이 배어 있었다.

 

사내는 중소 기업을 경영하다 친구의 배신으로 부도를 냈다.

빚 독촉에 도피중인 사내의 가족들은 뿔뿔히 흩어졌다.

풍비박산난 가정.다시 일어설 의욕조차 남아 있지 않았다.

 

절망의 수렁에 빠진 사내가 마지막으로 생각할 수 있는 것은 죽음이었다.

그러나 그전에 사내는 한사람을 만나고 싶었다.

의지 할곳 없는 이들과 함께 20년을 살아온 오웅진 신부를 만나

죽기전 작은 위안이라도 얻기 희망했다.

 

오신부는 찾아온 그사내를 심신 장애인 요양원으로 데려갔다.

그리고 병상에 누워있는 여인을 만나게 해주웠다.

 

전신불수로 17년째 누워 있을수 밖에 없는 손끝 하나 움직이지 못해

밥도남이 떠먹여 주워야만 하는 대소변도 가릴 수 없어

자원봉사자들의 손길에 의해서만 부끄러움을 감출 수 있는

아무것도 볼 수 조차 없는 그런 여인 이었다.

 

"엘사벳 자매님 삶에 상처를 입은 형제입니다.

이 형제에게 엘이사벳이 느끼는 행복에 대해서 이야기좀 해주세요."

 

오신부의 소개에 여인은 단아한 미소를 지어 보였다.

깨끗하고 가지런 치아였다.

그리고 사내에게 자신이 직접 지은 시를 한편 낭송해 주었다.

 

나는 행복합니다.

 

아무것도 가진 것 없고

아무것도 아는 것 없고

건강조차 없는 작은 몸이지만

나는 행복합니다.

 

세상에서 지을 수 있는 죄악

피해 갈 수 있도록 이 몸 묶어 주시고

외롭지 않도록 당신 느낌 주시니

 

말할 수 있고

들을 수 있고

생각할 수 있는

세가지 남은 것은

천상을 위해서만 쓰여질 것입니다

 

그래도 소담스레

웃을 수 있는 여유는

그런 사랑에 쓰여진 때문입니다는 행복

 

 

나는 행복합니다

나는 행복합니다

 

천상의 음성이었다.

사내는 자신이 얼마나 사치스런 절망에

빠져있는가 뼈저리게 느끼고 있었다.

부끄러웠다.

그리고 그는 자신을 닥달하는 빚쟁이들을 만나

이해와 용서를 구하러 소재를 모르는 가족들을 찾으러 발길을 돌렸다.

 

 

 ..  사람들은 누구나

자기의  십자가가 제일 무겁고 힘겨운줄 알고

살아갑니다.  그 십자가 없이

우린 구원될 수 있을까요?

 

우리의 삶의 스승이신분이

철저하게 보여주셨습니다.

 

그 은혜로운 십자가 !!

 

그분 앞에 가는날 까지

기쁘게 지고 갈수 있도록

"단무지" 같은 인생을 묵상해 본다.

<단...단순하고, 무...무식하고, 지...지혜로운 삶>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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