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로워 마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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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선화 [bak1816] 쪽지 캡슐

2002-03-16 ㅣ No.2542

믿었던 사람의 등을 보거나

사랑하는 이의 무관심에 다친 마음

펴지지 않을 때 섭섭함 버리고

이 말을

생각해 보라

 

누구나 혼자이지 않은 사람은 없다.

 

두 번이나 세 번, 아니 그 이상으로

몇 번 쯤 더 그렇게

마음속으로 중얼거려 보라

 

실제로 누구나 혼자이지 않은 사람은 없다

 

지금 사랑에 빠져 있거나

설령 심지 굳은 누군가

함께 있다 해도

다 허상일 뿐 완전한 반려란 없다.

 

겨울을 뚫고 핀 개나리의 샛노랑이

우리 눈을 끌 듯 한때의

 

초록이 들판을 물들이는 시간이 길지않듯

그렇듯 순간일 뿐 청춘이

영원하지 않은 것처럼

그 무엇도 완전히 함께

있을 수 있는 것이란 없다

 

 

함께 한다는 건 이해한다는 말

그러나 누가 나를 온전히 이해할 수 있는가

얼마쯤 쓸쓸하거나 아니면 서러운 마음이

 

짠 소금물처럼 내 한 가슴 속살을 저며 놓는다 해도

수긍해야할 일

 

어차피 수긍할 수 밖에 없는 일

상투적으로

말해 삶이란 그런 것

인생이란 다 그런 것

 

누구나 혼자이지 않은 사람은 없다

 

그러나 혼자가 주는 텅

빈것의 그 가득한 여운

그것을 사랑하라

 

숭숭 구멍 뚫린 천장을 통해

바라보는 밤하늘 같은 투명한 슬픔 같은

 

혼자만의 시간에 길들라

 

별들은 멀고 먼거리,

시간이라 할 수 없는 수많은 세월

넘어 저 홀로 반짝이고 있지

않은가

반짝이는 것은 그렇듯 혼자다.

 

가을날 길을 묻는 나그네처럼,

텅빈 수숫대 처럼 온몸에

바람소릴 챙겨 넣고

떠나라.

저홀로 반짝이고 있지 않은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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