응암동성당 게시판

성모의 밤 강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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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상훈 [michaelhun] 쪽지 캡슐

2002-05-24 ㅣ No.2266

성모의 밤 강론(2002. 5. 25)

 

  안녕하세요?  어느 책에서 이런 글을 읽었습니다.  "우리 어머니는 엄마가 보고 싶지 않은 줄 알았습니다.  어머니는 첫사랑이 없는 줄 알았습니다.  어머니는 친구가 한 사람도 없는 줄 알았습니다.  어머니 몸은 절대 아프지 않는 어떤 특별한 몸인 줄 알았습니다.  어머니는 어렸을 때부터 아무 꿈도 품은 적이 없는 줄 알았습니다.  어머니는 새벽에 일찍 일어나고 늦게 잠드는 것을 좋아하시는 줄 알았습니다.  어머니는 특별히 좋아하시는 음식이 한 가지도 없는 줄 알았습니다.  어머니는 짧은 파마 머리만 좋아하시는 줄 알았습니다.  어머니는 얼굴이 고와지고 몸매가 날씬해지는 것에는 전혀 관심이 없으신 줄 알았습니다.  어머니는 모든 것을 좋게 받아들이고 아무 불만도 없으신 줄 알았습니다.  어머니는 우리가 전화를 길게 하는 것을 좋아하시지 않는 줄 알았습니다.  어머니는 언제까지나 우리 곁에 계실 줄 알았습니다(좋은 생각 2001.5월호)."

  우리의 어머니들의 모습을 전하는 듯합니다.  성모님께서도 아마 지금의 우리들의 어머니처럼 생각하시고 사셨을까요?  성모님께서도 예수님을 낳으시고 아들이 잘되길 바라시면서 모든 정성을 다해 키우셨겠지요?

  우리는 성모님을 아주 특별한 분이심을 알고 있습니다.  그래서 우리는 성모님은 우리와 다른 삶을 사셨을 거라고 생각하는지도 모릅니다.  그러나 성모님 역시 우리들의 어머니처럼 자식을 키우는 어머니셨습니다.  아들이신 예수님께서 잘되고 칭찬을 받으면 좋아하셨을 것이고, 하느님의 말씀을 전하고 있는 아들을 만나기 위해 아들을 찾아오시기도 하셨습니다(마태12,46참조).

  우리들의 어머니와 성모님은 분명 많이 다르지 않습니다.  그런데 다른 것은 무엇일까요?  하느님의 외아들을 나으신 그 믿음말고 말입니다.  아마 자식에 대한 믿음도 우리와 다른 것이 아닌가 합니다.  자식의 행동과 말이 무슨 뜻인지 이해하지 못하면서도 그 것을 마음에 담아 두시고 자식을 믿고 그가 하고자 하는 그 모습을 있는 그대로 믿고 밀어주고 도와주고 힘이 되어 주시는 것이 우리와 다른 것 같습니다.  우리는 우리의 자녀들의 모든 것 일거수 일투족을 모두 우리의 뜻에 맞게 살아가도록 강요 아닌 강요를 하고 있다는 것, 그리고 자녀들을 믿어주기보다 부모의 뜻에 따르기를 바라는 마음을 우리는 가지고 있습니다.

 

  성모의 밤을 지내면서 성모님께서 우리에게 보여주신 믿음과 함께 그 분의 자녀를 키우는 그 모습도 본받아야 하겠습니다.  자녀를 자신의 모습과 생각에 맞게 만드는 것이 아니라 믿어주고 원하는 것을 잘 할 수 있도록 지원하고 지켜봐는 삶이 되도록 해야 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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