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은 묵상을 하는데 문득 부자가 제 집 앞에 있는 가난한 라자로를 왜 몰라봤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아마 부자는 라자로를 보면서 ‘쯧쯧, 평소에 어떻게 했길래’ 하며 비웃으며 지나쳐 갔을 것 같다. 그리고 그에 비해 자신은 얼마나 다행인가 하는 마음을 지녔을지도 모르겠다. 내 주위에 있는 이가 누구든지 간에 그가 내 마음 안으로 들어오는 때는 그 사람이 온전히 그 사람으로 보일 때다. “로키 산맥 해발 3천 미터 높이에 수목 한계선이 있습니다. 이 지대의 나무들은 매서운 바람 때문에 곧게 자라지 못해 마치 ‘무릎 꿇고 있는 모습’ 같습니다. 이 나무들은 열악한 조건이지만 생존을 위해 무서운 인내를 발휘하며 견뎌 냅니다. 그런데 세계적으로 가장 공명이 잘되는 명품 바이올린은 바로 이 ‘무릎 꿇고 있는 나무’로 만든다고 합니다. 아름다운 영혼, 인생의 절묘한 선율을 내는 사람은 아무런 고난 없이 좋은 조건에서 살아온 사람이 아니라 온갖 역경과 아픔을 겪어온 사람입니다.” 「아침을 여는 지혜」라는 책에 나온 내용이다. 라자로를 바라보는 주님의 시선은 부자와는 달리 이렇겠다는 생각이 든다. 내가 평소에 하찮고 보잘것없다고 생각하는 사람은 라자로처럼 주님과 함께 있고, 나는 불타는 고통 중에 있다고 상상해 본다. 그리고 내 주변의 구체적 인물을 생각하며 복음에서처럼 대화를 나누어 본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