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계동성당 게시판

홍신부님 강론(11월 10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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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현경

2002-11-11 ㅣ No.5436

오늘 복음의 주제는 구원에 대한 것입니다.

신앙생활이란 구원을 얻기 위해 하는 것이라고 하지요.

그리고 구원을 얻기 위해서 필수적인 것이 ’사랑의 실천’이라고 합니다.

하느님 사랑과 이웃 사랑

이 두가지를 실천함으로써 구원을 얻을 수 있습니다.

그런데 사랑에는 몇가지 법칙이 있습니다.

그냥 하면 되는 것이 아니라 지켜야 될 사항이 있습니다.

 

사랑의 법칙 첫번째,

사랑은 조건부이어서는 안된다는 것입니다.

결혼을 앞둔 사람들을 대상으로 결혼조건에 대한 설문조사를 했는데 그 순위가 나왔습니다.

결혼의 조건으로 제일많이 내거는 것이

첫번째, 나만 사랑해줘

두번째, 돈이 있어야 돼

세번째, 성격이 착해야 돼

네번째, 잘 생겨야 돼

이런 조건만 맞는다면 결혼 하겠다고 응답을 했습니다.

하지만 이것은 사실 조건부 사랑입니다.

이렇게 조건이 충족되서 결혼한 사람들의 결혼생활은 순탄치 않습니다.

살다보면 이 조건이 안 맞을때가 많기 때문입니다.

그러면 이혼을 하겠다고 찾아들 옵니다.

결혼전엔 배우자가 능력있는 사람인 줄 알았는데

결혼하고 나니까 돈을 못 벌어옵니다.

그럼 이혼하겠다고 합니다.

결혼전엔 날씬했는데 1년 지나니까 부인 허리가 없어져 버렸습니다.

속았다-- 고 하게 되는 거지요.

조건을 내걸고 사랑을 하게되면

조건이 안 맞았을 때 사랑도 같이 깨집니다.

사랑은 그냥 해야합니다.

그냥 좋아야 합니다.

그건 신앙생활도 마찬가지입니다.

신앙생활도 조건이 붙어서는 안됩니다.

신앙도 그냥 좋아서 해야 합니다.

 

6.25가 끝나고 서양사람들이 우리나라에 밀가루를 주었습니다.

그런데 조건이 있었지요.

영세를 받아야 밀가루를 주겠다-- 라는.

그때 굉장히 많은 사람들이 영세를 받았습니다.

’밀가루 신자’라고 지금도 부릅니다.

하지만 밀가루가 끊어지니까 그 사람들이 다 냉담을 했습니다.

성당에 안 나옵니다.

밀가루를 다시 줘야 나오지요.

 

신앙이건 일반 인간관계에서건

조건이 걸리게 되면 그 사랑이 오래가지 못합니다.

그래서 사랑이란 절대로 조건을 붙이지 말아야 합니다.

 

사랑의 법칙 두번째,

상대방을 존중해 주는 마음을 가져야만 합니다.

옛날에 쌍둥이 형제가 산골짜기에 살고 있었습니다.

워낙 산골이라 처녀구경 한번 해보지를 못했습니다.

그래서 둘이서 열심히 기도를 했습니다.

어느날 하느님이 나타나서

너희가 가진 지체 중 하나만 내놔라-- 내가 그것으로 너희의 색시를 만들어 주겠다-- 고 말씀하셨습니다.

형은 얼른 심장을 꺼내서 드렸습니다.

하지만 동생은 잔머리를 굴리기 시작했습니다.

내 몸 중에서 제일 있어도 그만이고 없어도 그만인게 뭘까.. 생각해보니 맹장이었습니다.

그래서 맹장을 떼어줬습니다.

하느님이 그것을 보고 물으셨습니다.

"너 후회 안하지?"

동생이 대답했습니다.

절대로 후회 안한다고.

하느님은 처녀 둘을 만들어서 결혼을 시키셨습니다.

그리고 1년이 지난후 두 형제가 똑같은날 하느님을 찾아왔습니다.

형이 말했습니다.

"저 색시는 제 분신입니다.

 제가 아프면 같이 아파하고

 제가 슬프면 같이 슬퍼하고

 제가 기쁘면 같이 기뻐해 줍니다.

 저한테는 생명같은 여자입니다."

하느님이 이렇게 대답하셨습니다.

"심장으로 만들었으니까 그렇지--"

곧이어서 동생이 왔습니다. 그리고 하느님께 이렇게 하소연을 했습니다.

"우리 색시는 도대체 할 줄 아는게 없어요.

 맨날 밥만 먹고 맨날 바가지만 긁어요."

하느님이 대답하셨습니다.

"맹장으로 만들었으니까 그렇지--"

 

우리가 상대방을 심장처럼 귀하게 여기면 상대방이 그만한 역할을 합니다.

상대방을 맹장 같이 그냥 ’있으나 없으나 그만’ 이런 식으로 대하면

그 상대방은 맹장같은 역할을 합니다.

이게 대인관계의 철칙이고 사랑의 법칙입니다.

 

사랑이라는 감정은 굉장히 중요합니다.

아무리 못생긴 여자도 남자친구가 생기면 예뻐집니다.

아무리 못난 남자도 여자친구가 생기면 듬직해 보이기 시작합니다.

그게 사랑의 힘입니다.

그래서 사랑을 사람의 마음을 고치는 만병통치약이라고 말합니다.

하지만 그 사랑이 조건부 일 때는 부작용이 반드시 생깁니다.

약이 진품이 아닌 유사품일 때 생기는 부작용과 똑같이

사랑도 반드시 부작용이 생깁니다.

 

이번 1주간 동안 생각할 거리를 드리겠습니다.

내가 신앙생활 하는 것이,

내가 하느님을 사랑하는 것이,

내가 내 이웃을 사랑하는 것이

정말 순수한 마음으로 하는 것인지

아니면 조건부로 하는 것인지 그것을 생각해 보시기 바랍니다.

만약 집안에서 가족들에게 내가 불만이 있다면

그 불만이 혹시 내가 조건을 내세워서 내 마음에서 불만이 일어나는 건 아닌지

한번 살펴보는 시간을 가지시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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