악보/감상실

국악화답송을 부르는 방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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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수근 [pmkang] 쪽지 캡슐

2004-08-09 ㅣ No.3680

 

국악 화답송을 부르는 방법


국악 화답송이 따로 있는 것이 아니고 제가 작곡하는 화답송을 뭐라 부르기가 어려워 쉬운대로 국악 화답송이라 이름 붙였습니다. 국악적인 선율을 담고 있다는 뜻으로 이해해주시기 바랍니다. 우선 구조적인 부분을 간단히 설명하면, 이미 김종헌 신부님께서 설명해주신 것과 마찬가지로 후렴은 성가대와 신자들이 모두 함께 부르고 시편 부분은 독창자나 성가대가 부릅니다. 처음 시작할 때는 선창자나 성가대가 후렴을 먼저 끝까지 부르고 나서, 신자들이 다시 한번 따라 부르는 것이 원칙입니다. 그 다음에 독창자나 성가대가 시편을 부르면, 후렴을 신자들이(성가대도 함께 부르는 것이 좋음) 화답하는 식으로 부르시는 것입니다. 

여기 소개하는 국악 화답송들은 주로 국악적인 음율을 위주로 작곡하고 있는데(가끔 표현상 예외적인 음이나 박자를 사용하기도 합니다), 부르는 방법은 다음과 같습니다. 후렴 부분은 대개 박자표시가 되어 있으므로 그 흐름대로 부르시면 됩니다. 빠른 곡의 경우 경쾌하게 공 튀기듯이 액센트를 주어 소리를 튀겨 부르시면 좋고, 늦은 곡의 경우는 각 음절을 끊어가며 호소하듯이 부르면 좋습니다. 그저 평이한 선율은 그레고리오 성가나 시조 등을 연상하시면서 음율의 흐름을 타듯이 부르시면 됩니다.   


중요한 점은 빠르기인데 표시된 박자를 존중해서 불러야지 늦은 곡을 빠르게 부르거나, 빠른 곡을 늦게 부르면 전혀 다른 곡이 되어버립니다. 그리고 후렴 부분은 한줄 내지 두줄 밖에 되지 않으므로 주보 한 귀퉁이에 실어 두고, 미사 시작 전에 지휘자가 신자 전체 연습을 시키면 미사 중에 신자들이 잘 따라할 수 있습니다.


시편은 주로 그 시편 기도의 흐름을 잘 나타내도록 선율을 구성하였으므로, 우선 노래를 부르기 전에 시편을 거듭거듭 소리 내어 읽고 그 내용을 음미하면 (시편을 거의 외우다시피 여러번 되풀이하여 낭송해보아야 합니다.) 아주 자연스럽게 곡 해석을 할 수 있습니다. 이 점을 꼭 강조해 드립니다. 노래하지 말고 먼저 소리 내어 읽도록 하십시오.


그리고 선창자 한분이 3절 또는 4절이나 되는 시편을 줄창 혼자 독창으로 처리하는 것 보다는 남자 독창자, 여자 독창자가 교대로 부르는 것이 좋고, 더 좋은 방법은 남자 독창, 여자 독창, 남자 합창, 여자 합창, 전체 합창을 부분 부분 잘 안배해서 부르게 하면 더욱 효과적이 됩니다.


시편을 노래할 때는 보통 메트로놈 4분 음표=108 또는 100 정도의 빠르기로 하는 것이 좋은데 그 이유는 이 박자가 시원하게 시편을 읊어 나갈 수 있는 가장 적절한 속도이기 때문입니다. 여기 올라 있는 악보들을 보면 대개 한 단어를 하나로 꼬리를 묶어 표기합니다. 때로는 함께 묶여야 할 단어를 따로 떨어뜨리는 수도 있지만 극히 예외적인 상황이고, 곡의 흐름상 액센트를 분리하기 위해 어쩔 수 없을 때 그러합니다.


아무튼 꼬리표의 가장 작은 단위는 2개이고, 가장 큰 덩어리는 5 또는 6입니다. 이 묶어진 꼬리표는 그 부분을 한 덩어리로 생각하라는 의미입니다. 그리고 단어를 잘 살펴 꼬리표를 대개는 두 묶음 때로는 세 묶음 까지도 하나로 보아 노래해야 할 때가 있습니다. 물론 하나의 꼬리표를 독립적으로 불러야 할 때도 있습니다. 절대 금기시해야 하는 것은 이 꼬리표를 무시하고 각 음절을 모두 똑똑 떨어뜨려 부르는 것입니다. 그러면 곡의 맛을 살릴 수가 없고 시편의 내용도 제대로 전달할 수 없게 됩니다. 반드시 이 꼬리 묶음을 따라 자연스럽게 주르륵 주르륵 불러나가야 그 효과가 살아나는 것이지요. 흔히 오해되고 있는 부분은 한국에 처음 그레고리오 성가가 소개될 때, 한 음표(네우마) 한 박자 개념이 강조되면서 그 원칙에 따라 우리 말도 한 음절 한 박자로 똑똑 끊어 불렀던 시절이 있었던 모양인데, 실제 그레고리오 성가 역시 절대로 음절을 똑똑 분리해 부르지 않습니다. 선율을 따라 오르락 내리락 하면서 주르륵 주르륵 말마디를 살려서 부르는 것이 원칙입니다. 물론 그레고리오 성가에서 한 음표 한 박의 원칙이 통용되고 있지만, 실제로는 음절과 액센트에 따라 약간 길어지는 음표가 있어, 노래할 때 미묘한 박자의 차이가 있습니다. 천편일률적으로 마치 메트로놈 박자에 맞추듯이 또박또박 불리워지는 그레고리오 성가란 존재하지 않는 것입니다. 그 이유는 바로 라틴어의 구조 때문이며, 그레고리오 성가는 이 라틴말로 된 기도문을 아름답게 표현하기 위한 수단이기 때문에 그런 것이지요. 이와 마찬가지로 한국어에서도 그 시편의 말마디를 잘 살려내는 것이 중요합니다. 그러기 위해서는 이 꼬리 묶음의 첫 음절에 액센트를 주었다가 힘을 뺀 후, 끝 음절에 다시 액센트를 붙이는 식, 즉 파도타기 식으로 힘을 주었다 빼었다 하면서 꼬리 묶음을 이어가야 효과적으로 곡의 악상을 살릴 수 있는 것입니다.


또 하나 주의 할 점은 말마디에 따라 그레고리오 성가에서처럼 2박과 3박이 혼용되어 나온다는 점입니다. 이 박자의 감각을 잡기가 처음에는 조금 어려울 수 있겠으나 말마디에 유의하여 부르다보면 곧 익숙해지실 것입니다.


그리고 전체 프레이즈의 입장에서 보면 시편의 한 단락을 마디로 구분하고 있는데, 이 각 마디의 첫 음절은 자연스럽게 액센트를 주면서 약간 길어지게 되고, 각 마디의 끝 부분의 묶음은 조금씩 잡아 늘여 약간 여유 있게 부르는 것이 자연스럽습니다. 그러나 이 리타르단도가 너무 지나쳐서는 안되고 일반사람은 느끼지 못할 정도의 자연스런 흐름이어야 합니다. 그리고 다음 마디를 시작할 때는 다시 제 박으로 차고 나가야 합니다.


끝으로 시편을 부르고 나서 후렴으로 넘어갈 때와 후렴에서 시편으로 넘어갈 때, 지휘자는 박자의 변화를 잘 주시해야하며 천천히 불러야할 후렴을 시편의 흐름에 밀려 빠르게 부르거나, 아니면 반대로 후렴의 늦은 속도에 밀려 시원하게 차고 나가야 할 시편의 속도를 늦추어서는 안 됩니다. 즉 지휘자는 항상 후렴과 시편의 박자 변화를 확실하게 구분해서 정확하게 지휘해주어야 합니다.


대강 이 정도면 아쉬운대로 설명이 된 것 같네요. 가끔 의문 사항이 있으면 질문을 주십시오. 시간되는 대로 설명을 드리지요. 평화를 빕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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