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복음은 제자들을 파견하시는 장면이다. 제자들이 여러 마을을 두루 다니면서 만났던 이들은 끊임없이 무엇인가를 찾는 나와 같다. 내가 찾는 것은 무엇일까? ‘나’일까, 아니면 다른 무엇일까? ‘다른 것’과 ‘나(自我)’ 중에 어느 것이 더 소중한가? 내가 그토록 소중히 여기는 ‘나’라는 존재는 끊임없이 세파와 온갖 근심과 걱정, 분노와 격정으로 시달리고 있다. 그 이유는 무엇인가? 그런 것들을 뛰어넘을 수는 없을까? 자신을 돌아본다. 허전함을 느낀다. 은연중에 허전함을 느끼기에 나는 나와 함께 소중함을 찾아 나설 수 있다. 끝없이 펼쳐진 감각의 숲을 헤매기도 하고, 탐욕과 분노와 어리석음으로 부글부글 끓고 있는 이름 모를 강이나 산을 오르기도 한다. 그러다 저 멀리 부르는 나 자신, 거짓일지도 모르는 그 자신에 집착하다 길을 잃기도 한다. 힘이 다해 걸을 기운조차 없다. 들리는 것은 어두운 밤 숲에서 부(富)·권력·명예의 소리만 가득하다. 어디를 가야 찾을 수 있을까? 오늘 복음을 묵상하면서 ‘선포’하는 이가 ‘선포’하는 중에 만나는 이에게 이런 길을 묻는다면 어떻게 대답할 것인가에 마음이 머물렀다. 마음은 우리 자신의 의향에 따라 작용한다. 지금까지 예수를 부인하거나 외면하지 않았지만 삶에서 다른 어떤 것들에 매달려 그분을 알아보지 못하고 있다. 가야 할 길은 멀고도 험한데 내 앞에는 수많은 갈림길만이 놓여 있다. 도대체 어느 길이 옳고, 어느 길이 그른 길일까? 탐욕과 분노, 어리석음이 나를 휘감고 있다는 것을 깨닫는다. 제자들을 길에서 만나 다시 당신께 시선을 돌리도록 하시는 주님의 섭리에 놀랄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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