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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아침의 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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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형철 [HABYBY] 쪽지 캡슐

2001-09-05 ㅣ No.7384

가을입니다 / 김재진

 

 

 

한 그루 나무이고 싶습니다.

메밀꽃 자욱한 봉평쯤에서

길 묻는 한 사람 나그네이고 싶습니다.

딸랑거리며 지나가는 달구지 따라

눈 속에 밟힐 듯한 길을 느끼며

걷다간 쉬고, 걷다간 쉬고 하는

햇빛이고 싶습니다

가끔은 멍석에 누워

고추처럼 빨갛게 일광욕하거나

해금강 바라뵈는 몽돌밭을 지나는

소금기 섞인 바람이고 싶습니다

플라타너스의 넓은 잎이

구두 아래 바지락거리는 이맘 때

허수아비처럼 팔을 벌린 내 마음은

황금빛으로 물들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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