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끔 엉뚱한 상상을 할 때가 있습니다. 하늘나라에 가면 어떤 광경이 벌어질까? 어떤 사람이 하늘나라에 가서 세 가지 때문에 놀랐다고 합니다. 첫째는 자기가 그곳에 있다는 것, 둘째는 자기가 생각하지도 못한 사람이 와 있다는 것, 셋째는 그 사람은 꼭 올 것 같았는데 오지 않았다는 사실입니다. 오늘 복음을 대할 때마다 아무리 그 여자가 예수께 정성을 다 쏟았다고 하지만 시몬만큼이야 되었을까라는 것입니다. 예수께서는 결국 용서라는 범주에서 이 궁금증을 해결해 주십니다. 행실이 나쁜 여자이지만 예수께 용서받았다는 그 은혜가 더 크기에 그만큼의 큰 사랑의 행위를 예수님께 보여드린 것이고, 시몬은 예수님의 사랑이 당연한 것이기에 집에 오셨을 때 발 씻을 물도 드리지 않았다는 사실입니다. 가끔 하나원에서 만난 후 사회 재정착 후 우리집에 들르는 탈북 여성들은 그저 자기들을 불러주었다는 사실 하나만으로도 엄청난 영광으로 생각합니다. 그래서 우리집에 오면 청소도 하고 무엇이든 나를 돕고 싶으니 시켜만 달라고 합니다. 북한을 떠나 중국에 살면서 본의 아니게 행실 나쁜 모습으로 살아온 과거를 아는 이들은 모두 손가락질을 하고, 저런 여자가 이 사회에 와서 과연 제대로 살까? 사회를 더럽히는 존재가 되지 않을까라는 걱정을 하던 그들이 “여러분은 너무나 소중한 존재입니다. 예수님이 사랑하시는 사람들 가운데 그 누구도 제외될 수 없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저는 여러분을 너무 사랑합니다”라고 한 말이 그렇게 마음에 깊이 남을 수가 없다고 합니다. 그래서 사회에 나가면 가장 먼저 수녀님을 찾아가서 인사도 하고, 맛있는 과일도 사드리고 싶다면서 바나나 한 송이, 자두(북한에서는 ‘추리’라고 합니다) 한 봉지, 수박 한 통 등 정성어린 선물을 사가지고 옵니다. 매일 아침 미사 때마다 예수께서는 부족한 제 마음에 성체로 들어오십니다. 단 한마디 거부도 없이, 그저 있는 그대로 받아주시는 예수님의 사랑에 얼마만한 정성으로 보답을 드렸는지 반성합니다. 이러한 고민에 빠진 저에게 예수님은 조용히 속삭여 주십니다. ‘내가 보여준 그대로 너도 가서 그렇게 해라.’ 오늘 우리집에 환한 웃음으로 찾아온 여성이 예수님 발을 씻어주던 그 여인의 모습으로 보입니다. 주님,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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