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님께서는 여러 가지 비유로 하느님 나라를 설명해 주고 계십니다. 특별히 오늘은 씨 뿌리는 사람의 비유를 통해 하느님의 말씀이 열매 맺기 위해서 그 마음의 밭이 얼마나 중요한지를 강조하고 계십니다. 길바닥·바위·가시덤불·좋은 땅 등 씨가 떨어지는 장소와 왜 열매를 맺지 못하는지 그 이유까지도 자세히 설명하고 계십니다. 주님께서 말씀하신 좋은 땅의 의미를 되새겨 볼 때 과연 어떤 땅을 좋은 땅이라고 하실까 묵상하게 됩니다. 우리 마음의 좋은 땅, 좋은 것, 깨끗한 것, 편한 것, 예쁜 것만을 받아들이는 것이 좋은 땅은 아닙니다. 때로는 지저분한 거름도, 때로는 차가운 눈도, 때로는 뜨거운 햇살도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는 땅입니다. 우리 주변에 있는 무수한 사람들의 마음을 받아들이는 것, 특별히 어려움에 지친 사람들, 아무도 알아주지 않고 아무도 인정해 주지 않는 소외된 사람들의 마음과 그들의 말을 들어줄 때 내 마음의 땅은 좋은 땅으로 다져질 수 있다고 봅니다. 지금 내 곁에 앉아 있는 나를 거스르고 있는 사람, 생각하기도 싫은 사람들, 그리고 앞으로 어떤 모습으로 만나게 될지 모를 나에게 부담을 주는 사람을 주님의 마음으로 받아들이고 그들의 입장이 되어 수용하려는 사이에 어느새 내 마음은 주님의 말씀을 열배 백배 열매 맺을 수 있는 좋은 땅으로 다져질 것이라 믿습니다. 그리고 나의 약점 또한 어느 누군가의 넉넉한 마음 덕분에 그 땅의 거름으로 다져질 것이라 생각하며 주님의 자비에 나 자신을 온통 맡겨드리는 겸손을 청합니다. 주님께서 말씀을 통해 강조하시는 사랑의 삶, 그 말씀의 열매는 바로 사랑의 실천으로 표현될 수 있습니다. 왠지 모르게 사랑의 열매를 맺은 사람의 모습을 볼 때, 그 사람의 마음의 땅은 분명 좋은 땅임을 발견하게 될 때 어느새 내 마음의 땅도 서서히 좋은 땅으로 변화되고 있을 것입니다. 오늘도 주님 앞에 무릎 꿇고 겸손되이 간청드립니다. 부디 말씀의 열매를 풍성히 맺기 위해 좋은 땅을 가꾸는 성실한 농부의 삶을 살도록 이끌어 주시기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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