길음동성당 게시판

* 분다 할머니(9/19)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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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국길 [fcan] 쪽지 캡슐

2004-09-19 ㅣ No.3605

성 김대건 안드레아와 성 정하상 바오로와 동료 순교자 대축일 경축 이동 (2004-09-19)

독서 : 지혜 3,1-9 독서 : 로마 8,31ㄴ-39 복음 : 루가 9,23-26

 

* 분다 할머니 *

그때에 예수께서 사람들에게 이렇게 말씀하셨다.“나를 따르려는 사람은 누구든지 자기를 버리고 매일 제 십자가를 지고 따라야 한다. 제 목숨을 살리려고 하는 사람은 잃을 것이요, 나를 위하여 제 목숨을 잃는 사람은 살 것이다. 사람이 온 세상을 얻는다 해도 제 목숨을 잃거나 망해버린다면 무슨 이익이 있겠느냐? 누구든지 나와 내 말을 부끄럽게 여기면 사람의 아들도 아버지의 영광에 싸여 거룩한 천사들을 거느리고 영광스럽게 올 때에 그를 부끄럽게 여길 것이다.”
(루가 9,23­-26)

몇 달 전 하나원에서 만난 분다 할머니는 유아세례를 받고 신앙생활을 하다가 전쟁이 나는 바람에 신앙생활을 할 수 없다가 하나원에서 처음 미사를 하고 영성체하시며 우는 모습을 뵈었습니다. 북한에 계실 때는 딸한테조차도 신자임을 숨겼다고 합니다. 중국에 나와서야 맘놓고 성호 그으시는 모습에 딸이 하도 놀라기에 그때 말씀하셨다고 합니다.
할머니께서는 북한에 계실 때 미사를 한 번만이라도 드리고, 신부님·수녀님을 한 번만이라도 뵈었으면 소원이 없겠다는 생각을 늘 하시면서 힘겨운 일을 당하거나 곤란해질 때면 이불 속에서 또는 아무도 보지 않을 때 성호를 그으면서 하루빨리 하느님을 외쳐 부를 수 있는 그날이 오게 해 달라고 기도하며 살았다고 합니다. 딸이 먼저 남한에 와서 생활을 하다가 여러 경로를 통해 마침내 어머니와 연락이 닿았는데 그때도 어머니는 이런 기도를 했다고 합니다. 57년 만에 하나원에서 드린 첫 미사는 바로 할머니의 오래고 간절한 기도가 이루어지는 순간이었습니다.
오늘은 신앙을 위해 목숨을 바친 우리 순교성인들의 대축일입니다. 분다 할머니야말로 순교자의 후예답게 신앙을 지킨 오늘날의 살아 계신 순교자임에 틀림없다고 여겨집니다. 할머니께서는 말씀하십니다. 예전에 할머니께서 신앙생활하실 때의 모습과 요즘 본당에서 신자들이 신앙생활하는 모습이 사뭇 다르다고요. 그리고 여기저기 다니면서 남한 사회의 모습과 북한 사회의 모습을 비교해 볼 때 하느님께서 할머니를 얼마나 사랑하시는지 알 것 같다고 하면서 우리 북한 동포들도 하루빨리 이렇게 좋은 남한 사회에서 함께 살 수 있기를 기도한다고 합니다.
지금도 분다 할머니처럼 침묵 중에 주님의 이름을 외쳐 부르고 있을 북한의 우리 교우들에게 하루빨리 신앙의 자유가 오기를 기도하고 싶습니다. 주님, 저희 모두 서로 존중하고 사랑하며 하나 되게 하소서!

이선중 수녀(영원한 도움의 성모 수녀회)


- 마음이 마음에게 -

내가 너무 커버려서 맑지 못한 것,
밝지 못한 것, 바르지 못한 것,
내 마음이 먼저 알고 나에게 충고하네요.
자연스럽지 못한 것은 다 욕심이에요.
거룩한 소임에도 이기심을 버려야
순결해진답니다.
마음은 보기보다 약하다구요?
작은 먼지에도 쉽게 상처를 받는다구요?
오래 오래 눈을 맑게 지니려면
마음 단속부터 잘 해야지요.
작지만 옹졸하진 않게,
평범하지만 우둔하진 않게
마음을 다스려야 맑은 삶이 된다고
마음이 마음에게 말하네요

- 이해인의 詩중에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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