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계동성당 게시판

공부방에 관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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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2-11-19 ㅣ No.5506

신부님 안녕하세요?

 

10년동안 유지해온 공부방을 단번에 폐쇄하는데 놀랐습니다.

물론 몇 번의 논의가 없었던건 아니지만 그때마다 신부님의 배려로 견뎌왔는데 이번엔 정말 아닌가 보내요.  

 

신부님!

여기 공부방에 남아있는 아이들 중 가정환경이 올바른 아이는 몇 없습니다.

돈벌이에 지친 엄마, 술독에 빠진 아버지, 장애인 부모를 둔 아이들로

정말 이 아이들에겐 이 작은 평화의 쉼터가 필요합니다.

이번 기회에 아예 다른 수도회로 넘겨주어서 또다시 이런 불안을 겪지 않도록 배려해 주세요!!!(상계 성당을 이젠 못믿겠어요,)

 

여기는 공부방 기능을 넘어 인성교육의 장이고 서로 정을 나누는 곳입니다.

물론 저도 떠나고 신부님도 떠나십니다.

하지만 여기 이 아이들은 또 어딘가에서 철새처럼 날아와 여기서 쉬고 성장하겠지요.  그리고 훗날 천주교에서 운영하는 허름한 공부방을 기억하며 감사할 것이라 믿습니다.

 

아쉬운 점은 이런 결정을 내리기전, 공부방과 관게되는 사람들도 참석시킨 간담회 또는 공청회라도 있었으면 지면으로 밝히기 어려운 사례도 말씀드릴 수 있었을 텐데요,

 

어쨌든 재정문제라면 신부님의 고충, 사목위원의 고충을 저희가 헤아릴 수 있겠습니까?

저와 막역한 이양우 마리아 한테는 사실 고래고래 소리를 질렀습니다.

"야! 7지구에 빚없는 성당 있냐?

몇천의 신자에 3억이 빚이냐?

두고두고 갚지, 은행빚이라 차압이 들어오냐?

공부방생길때보다는 니네 성당 더 부자됐어!

성당 교우들 너무 멋쟁이고 차도 많더라.

교회에서 무거운 자기 짐지고 어린아이 손좀 잡았다고 교만하지 말라며..."

그 느긋한 친구는 재역정을 다 받아주고 이죽거리기까지 했어요.

 

신부님, 부디 이 공부방이 필요없을때까지 유지되도록 선처 해 주시기를 바랍니다.

 

- 실력없는 아줌마 선생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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