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계동성당 게시판

네탓이요(홍신부님 강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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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현경

2002-12-03 ㅣ No.5632

우리 교회에서는 ’내탓이요’ 운동을 벌였습니다.

내탓이요 라고 하는 것은 우리 사회가 하도 남의 탓을 하는 경향이 강해서 만든

사회성 강한 신앙자세론 입니다.

그리고 그런 면 외에 내탓이요 라는 것은 자기 마음만을 들여다 보아야 한다는

영성론의 기본 자세를 의미하기도 합니다.

즉 어떤 사람, 어떤 일과의 만남을 통해서 감정들이 일어날 때

남의 것이 아닌 자신의 것만을 보아야 한다는 것입니다.

제가 이곳에 와서 하는 모든 강론 강의는 바로 이런 관점,

자기 마음만 들여다보라는 그런 관점을 이야기 하고 있는 것입니다.

 

그런데 이렇게 내탓이요 라는 운동을 벌이는 것이 가끔은 부작용을 부르는 경우도 있습니다.

그래서 예외적으로 내탓이 아니라 네탓이요를 해야 할 경우도 있습니다.

 

우선 첫째로,

평소에 마음이 약한 분들은 내탓이요를 하지 않으시는 것이 좋습니다.

즉 마음이 약한 분들의 경우에는 평소에도 내탓을 하면서 살았는데

다시 거기다가 더 내탓을 한다는 것은 자칫 우울증이나 강박적 죄책감에 사로잡힐 수 있다는 것입니다.

내탓이요를 하려면 마음이 건강하고 힘이 있고 세상을 보는 눈이 어느 정도 긍정적인 사람이어야 합니다.

 

두번째로는,

상대방에게 정말로 문제가 있는 경우가 있다는 것입니다.

예를 들면 만나는 사람마다 다 짜증을 불러일으키는 사람이 있습니다.

어떤 사람이 나한테만 밉게 보인다면 그것은 나의 문제일 가능성이 큽니다.

그러나 그 사람을 많은 사람들이 다 힘들어하고 짜증감을 느낄 때에는

그것은 나의 문제가 아니라 그 사람 개인의 문제라는 것입니다.

즉 그 사람이 가진 성격적인 문제가 다른 사람들에게 전해진다는 것입니다.

 

성격장애중에서 수동공격형 인격장애자가 바로 그런 경우입니다.

일부러 게으름 피우고 해서 남의 속을 뒤집는 사람들이지요.

이분들은 자기 문제를 알려고 하지를 않고 본인이 의식하지 못하는 상태에서

다른 사람들을 간접적으로 공격을 하는 분들입니다.

그리고는 나는 아무짓도 안했어-- 라고 오리발을 내밀지요.

 

이런 분들을 대하게 되면 속이 뒤집히는 느낌이 들고

말을 더 듣고 싶지 않은 충동이 일어납니다.

이런 경우는 내탓이요를 할 필요가 없습니다.

또 상대방이 거만한 사람이거나 혹은 아주 무기력한 사람이거나 혹은 그와 유사한 부정적인 감정에 깊이 빠진 사람들의 경우

그 사람들을 만나는 사람들은 그런 감정을 같이 느끼게 된다는 것입니다.

그런 때 누구나 다 그런 사람들을 피하고 싶은 마음이 일어나는데

그것은 내가 속이 좁아서가 아니라

그 사람들이 자신들의 감정을 여기저기 뿌리고 다니기 때문입니다.

 

어떤 사람이 밥을 먹고는 이를 안 닦고 침을 튀기며 말을 합니다.

그런 때 ’저 사람을 더럽다고 생각하지 말아야지’ 하고 희생하는 마음으로  

그 사람의 입냄새를 일부러 맡으려 하고 튀는 침을 맞으려 하는 것은

바보나 하는 짓입니다.

그런 때는 이를 좀 닦고 오라고 하는 것이 정상이지요.

이렇듯이 내 탓과 네 탓을 정확하게 구분을 하면서 살아야지 억울한 인생을 살지 않게 된다는 것입니다.

가끔식 자책성 신앙을 가진 분들이 이런 문제로 고해성사를 봅니다.

그런 때

제가 드린 말씀을 잘 기억하십시오.

성질이 고약한 사람을 미워하는 것은 나의 방어기제이지 죄가 아닙니다.

따라서 자기 자신을 자책하지 않으셔도 됩니다.

단지 그 사람이 계속해서 그런 생활을 하며는

자칫 왕따를 당하고 인생을 망칠 가능성이 크기 때문에

마음이 불편하시더라도 기도는 해주셔야 한다는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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