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계동성당 게시판

몸의 영성(홍신부님 강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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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현경

2002-12-10 ㅣ No.5688

오늘은 몸의 영성에 대하여 같이 생각을 해보겠습니다.

예전에는 죄를 지으면 몸을 괴롭히는 기도를 많이 하였습니다.

고신 극기라고 해서 자기 몸을 때리는 편태나 혹은 단식 등이 있었습니다.

왜냐하면 몸은 죄의 덩어리라고 생각하였기 때문입니다.

이 생각이 옳은 것일까요?  틀린 것일까요?

 

가톨릭 교회에서는 상당히 오래 전부터 몸을 혹사하는 기도방법을 많이 써왔습니다.

심지어 몸을 혐오하는 그런 신학적인 경향도 있었습니다.

그럼 그런 사상은 그리스도로부터 시작된 것인가?

그렇지 않습니다.

가톨릭 신학사상의 대부분은 희랍철학으로부터 시작됩니다.

특히 육체를 혐오하는 사상은 플라톤으로부터 시작이 되었습니다.

플라톤은 소크라테스의 제자인데 자기 스승이 육체를 정욕과 욕망의 덩어리라고 가르치고

나중에 그런 육체에서 해방이 되기 위해서 독약을 선뜻 마신 것을 보고

감동을 받아서 자신도 육신을 엄격하게 다루는 생각을 가지게 되었습니다.

나중에 플라톤의 제자들도 육신을 하찮은 것으로 여기고

육신은 영혼을 가두어놓는 감옥이기 때문에 육신으로부터 해방이 되는 것을 삶의 지상목표

라고 가르쳤습니다.

이런 사상을 신학자인 오리게네스가 본받았고

그것을 다시 아오스딩 성인이 본받아서 가톨릭 영성의 주류가 되었던 것입니다.

 

그럼 성경에서는 몸에 대하여 어떻게 이야기하고 있는가?

구약에서는 몸을 '네피쉬'라고 합니다.

창세기를 보면 하느님께서 흙으로 사람을 만들었다는 기록이 있는데

바로 이 흙으로 만든 사람을 '네피쉬'라고 불렀습니다.

네피쉬는 영혼만이 아니라 영혼과 육신이 하나인 존재를 말하는 것입니다.

그래서 구약에서는 기도를 마음으로만 하는 것이 아니라

가슴으로 생각하고 창자로 느끼고 살로 갈망한다는 등의

온몸으로 기도하는 삶을 지향했던 것입니다.

또 신약에서는 몸이란 성령께서 거하시는  성전이라고 가르칩니다.

이처럼 몸은 기도생활에서 중요한 것이고

마음만큼이나 영성에서 중요합니다.

그래서 건강 염려증에 걸릴 정도는 아니지만

그래도 건강에 신경을 써야 하다는 것입니다.

식사를 하러가서 '아무거나' 달라고 주문하시는 분들이 계신데

그렇게 몸에다 아무거나 집어넣으면 몸이 반드시 그 보복을 합니다.

밥은 내가 먹는 것이지만 내가 먹는 것에 정성이 없으면 몸이 반드시 반응을 합니다.

따라서 식사를 할 때만큼은 아무리 급하고 아무리 반찬이 없어도 우아하게 먹어야 한다는

것입니다.

몸을 기쁘게 해주는 방법이지요.

그러나 폭식이나 폭음은 곤란합니다.

왜냐?  

몸은 너무 지나치게 채워주면 그 기능이 오히려 좋아지지 않는 특성을 가지고 있습니다.

그래서 몸은 가난해야 한다고 합니다.

즉 포만감을 느낄 정도로 몸의 욕구를 채워서는 안된다는 것입니다.

 

그럼 역사적으로 몸을 함부로 다룬 사람들의 삶은 어떠하였는가?

희랍시대에 그렇게 몸에 대하여 엄격하였던 사람들, 소크라테스를 비롯한 사람들의 대다수

가 동성애자였다고 합니다.

어린 남자아이들을 자기 첩처럼 데리고 다녔다는 것입니다.

반대로 몸은 쓸모 없는 것이니 쓸 수 있을 때 쓰자 하고

쾌락주의에 빠진 사람들도 있었습니다.

그들 대부분이 오래 살지 못하고 단명을 했다고 합니다.

몸은 마음과 마찬가지로 어린아이 같습니다.

잘 챙기면 잘 크고 함부로 대하면 망가집니다.

그렇게 한번 망가진 몸은 정말 다시 회복을 시키기가 어렵습니다.

몸을 중히 여기고 몸이 늘 건강한 상태를 유지하도록 신경 쓰고 사시길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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