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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린 왕자를 생각하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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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동석 [haein] 쪽지 캡슐

2002-05-25 ㅣ No.9142

어린 왕자를 생각하며 <이해인>

 

                            -생땍쥐뻬리에게

 

날마다

해질녘이면

"나는 외롭다"고 칭얼대는

어린 왕자의 쓸쓸한 목소리가 들립니다.

 

별이 뜨면

가장 아름다운 어린 왕자 얘기를

우리에게 남겨 놓고

어느 날 마흔네 살의 나이에 하늘나라로 사라진

별 아저씨. 당신을 기억합니다.

 

<어린 왕자>에서 이야기하는

’마음으로 보는 법’을

’길들이는 법’을

날마다 새롭게 깨우치며

우리는 이제 모든 만남에서

설레임의 별을 안고 삽니다.

 

올해는 아저씨의 ’탄생 94주년’

비행기 타고 간 하늘길에서의 ’실종 50년’

각종 기념행사와 추모미사가

프랑스에서 열린다는데

신문은 당신을 ’사라진 어린 왕자’로

대서특필하였습니다.

 

<어린 왕자>를 읽은 모든 사람들은

의좋은 형제 자매가 되어

만난 일도 없는 당신을

따뜻한 마음으로 그리워합니다.

 

’수녀님, 어린 왕자의 촌수로 따지면

우리는 친구입니다.’

 

한국어 번역판 머리글을

눈물나도록 아름답게 쓴 ㅂ스님이

어느 날 제게 써 보냈던 이 말은

항상 반짝이는 별로

제 가슴에 남아 있습니다.

 

잠시 다니러 온 지구 여행을 마치고

다시 제자리로 돌아가기 위해

멋있게 작별할 줄 알았던

어린 왕자의 그 순결한 영혼과

책임성 있는 결단력을 사랑합니다.

 

사라져도 슬프지 않은

별이 되기 위해서라도

우리는 오늘 이 순간을 놓치지 말고

사랑으로 길들이며

사랑 속으로 살아야겠지요?

 

우리에게 <어린 왕자>를 낳아 주고

홀연히 하늘 저쪽으로 사라져 갔던

별 아저씨

눈이 푸른 아저씨, 고맙습니다.

이제 보니 당신은 죽은 게 아니군요

어린 왕자를 닮고 싶은

 

우리의 영혼 속에

당신은 별 아저씨로 새롭게 태어나

속삭이는군요

"아주 간단한 거야.

잘 보려면 마음으로 보아야 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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