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아동(구 미아3동)성당 게시판
이아침의 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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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범한 하루 / 김현승
파초는 파초일 뿐, 그 옆에 핀 칸나는 칸나일 뿐, 내가 넘기는 책장은 책이 되지 못한다.
의자는 의자일 뿐, 더운 바람은 바람일 뿐, 내가 누워 있는 집은 하루종일 집안이 되지 못한다.
그늘은 또 그늘일 뿐, 매미소리는 또 매미소리일 뿐, 하루종일 비취는 햇볕이 내게는 태양이 되지 못한다.
넝쿨장미엔 넝쿨장미가 담은 담일 뿐 차라리 벽이라도 되지 않는다. 나는 그만큼 이제는 행복하여져 버렸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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