잠실성당 게시판

[RE:37]답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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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용혁 [bezart] 쪽지 캡슐

2001-10-31 ㅣ No.1042

먼저 형제님이 제가 아는 어떤 분의 부군이라는 사실을

최근에 알았다는 얘기부터 해야겠네요.

웬지 모르지만 잘 모르는 사람이 잘 아는 사람과 밀접한 관계에 있다면

괜한 친근감이 드는 게 사실이잖아요. ^^

 

일단 영성체에 대해서는 이렇습니다.

보통 영성체는 하루에 한 번만 하도록 권장하고 있습니다.

이것은 외경심에서 비롯된 것으로서

거룩한 주님의 몸을 너무 자주 영한다면

영성체에 대한 감사와 외경심에 소홀해질 수 있다는 것이죠.

하기사 매주 한 번 영성체를 하는 사람들에게서도

그런 면이 드러나고 있으니 문제긴 문제죠.

예외가 있는데 그것은 특별한 미사에 참례했을 때입니다.

예를 들어 혼배나 장례 미사에 참례했을 때는

원래 집전되어야 할 평미사와 전혀 다른 성격의 미사이므로

여러 번의 영성체를 인정해주고 있습니다.

또다른 예외라 하면 미사를 집전하는 사제의 경우라 할 수 있겠군요.

 

덧붙여 봉헌금에 대한 말씀도 드리겠습니다.

이번 달 <생활성서>를 보니 형편이 어려운 사람들에게는

봉헌금이 부담되어 성당에 오기가 껄끄럽다는 기사가 나왔습니다.

물론 그런 분들이 계시다는 걸 부정할 수 없고,

또한 교회는 그런 분들을 적극적으로 도와야겠지요.

지난 번 빈첸시오 행사처럼 말이죠.

그런데 문제는 교회를 구성하는 대부분의 신자가 그런 형편도 아니면서

봉헌금을 우습게 안다는 데에 있습니다.

초기 교회의 봉헌은 실물로 이루어졌습니다.

그러니까 직접 가꾼 곡식이나 직접 요리한 음식들을 가지고 왔었지요.

이런 실물을 봉헌함으로써 예수님처럼 자기 자신을 하느님께 바치는 것입니다.

그러나 사회가 복잡해지자 그런 실물 봉헌이 번거롭게 되었습니다.

그래서 현재의 형태가 형성되었지요.

하지만 초기의 정신이 변질될 수는 없습니다.

봉헌은 자기 자신을 봉헌하는 것입니다.

그렇다면 3천cc 자동차를 몰고다니는 분이 5천원을 봉헌한 것은

자기 자신의 가치를 5천원에 자리매김한 것이죠.

이것은 단순히 돈액수가 문제가 아니라 정성이 문제란 말입니다.

그러면 형제님의 질문은 다음과 같이 생각할 수 있습니다.

예수님은 부자의 거액보다 과부의 동전 두 닢을 칭찬하셨습니다.

만약 형제님이 정성을 다해 9시 미사에 봉헌하셨다면

11시, 7시 미사에 또 봉헌하실 필요가 없겠죠.

다만 우리 나라 사람들 대부분이 타인의 눈을 많이 의식하니까

조금 멋적겠지요.

그렇다면 봉헌금을 3회로 나누어 봉헌하시는 게 어떨까요?

헤헤, 이 부분은 서로 민감한 데가 있어서 명쾌한 답변을 해드릴 수가 없겠네요.

그냥 성가 214번의 다음 가사를 명심하시기 바랍니다.

"내게 있는 모든 것을 아낌없이 바치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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