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계동성당 게시판
사랑하는 남편에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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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가에 내놓은 아이를 챙기듯이 자상하게 가르쳐 줘서 정말 고마워... 실수할까봐... 당황해 할까봐 마음 졸이는 모습이...보였어
못 미더워서가 아니라... 사랑하는 마음 때문이라는 걸 오늘에야 깨닫는 것 같아. 그런 마음을 느끼고 받아들일 수 있는 나 자신이 또한 얼마나 아름다운지... 역시 잘 어울리는 한 쌍이었던 것 같아.
결혼할 당시엔 사실 난 오빠가 날 많이 사랑한다고 생각하지 않았었어. 내 멋대로 살기에 편한 상대를 골랐는지도 모르지... 그땐 어렸고... 아무것도 몰랐지. 지금 생각하면 모두가 하느님의 선물이었던 것 같아.
그동안 마음 상하게 했던거 모두 미안해... 고맙구... 나에 대한 정체성을 찾기 위해서 방황했던 많은 시간들.. 내겐 귀한 시간들이지만 오빠한텐 힘든 시간이었을 수도 있었다는 걸 조금은 생각하게 된거 같아.
오빠가 나에 대해서는 관심이 없는줄 알았는데... 침묵 속에.. 한마디 말 속에.. 사랑이 숨어 있었구나...
나를 녹이는 소금인형처럼 살고 싶어. 교사한 덕분에... 미사 열심히 다닌 덕분에.. 이런 생각도 하게 됐으니.. . 오빠도 미사 거르지 말고 잘 다녀길 바래요...
엄마 아빠도 못 믿어서가 아니라 사랑하는 마음 때문이었다는 걸... 오늘에야 깨닫는 것 같아. 이제야 비로소 조금 철이 드나봐. (그럼, 좀 나아지는게 있어야 될 텐데...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