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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리피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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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은선 [y0425] 쪽지 캡슐

2007-05-22 ㅣ No.5942

지난 일요일 꾸리아에서 소록도를 다녀 왔습니다.

 

25년전 20대 초반에 나환우촌에 갔던 그때 그일들이 생각 납니다.

경남 산청 성심인애병원에 300여명의 젊은이가

길을 닦으러 갔었습니다.

무거운 모래와 시멘트를 나르느라 죽도록 일을 했습니다.

사지가 문드러지고 손발이 없이

수저를 묶어 식사를 하고 장기를 두는 나환우들만 사방에 가득해서

사람이(너무도 미안하지만)그리웠습니다.

3개월전부터 마음의 준비를 하고 갔지만

막상 대하고 나니 그분들리 주는 감자는 목구멍으로 절대

넘길수가 없어서 얼굴이 노래졌습니다.

그렇게 보름을 지내며 봉사를 하는 가운데

지금의 제 평생 반려자를 만났습니다.

 

그후로 제 삶은 많이 바뀌었습니다.

방학마다 산으로 들로 보다는 나환우촌에 봉사를 하러 갔습니다.

하느님은 그 안에 계셨고 새벽에

나 닮은 조약돌을  주워서  누구인지 잘 들여다보라는

조학문 신부님의 말씀을 듣고 보니

그 조약돌안에도 하느님이 계셨습니다.

 

가장 아픈곳에 하느님은 늘 함께 계셨고

가장 약한 사람을 제일 사랑하셨습니다.

제가 제일 약한 사람이었습니다.

 

다미아노 성자가 아니더라도

소록도의 스테파노 형제님의 기도로

그날 그자리에 함께 했던 분들은 예수님을

만났을 것입니다.

나를 사랑하는 예수님을 만나고 온 날이었습니다.

행복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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