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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Visual Touch]울 엄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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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lara [kbs001] 쪽지 캡슐

1999-10-10 ㅣ No.653

전에 약속 드렸다시피...

 

엄마 이야기를 시작합니다.

 

재밌게 읽어주세요...^^

 

엎드려!!!!~~~ 사건.

 

 

 

내가 고등학교 2학년때의 일이다.

 

그 시절...

 

의정부 가능동이라는 곳에서 살 때의 일이다.

 

집 주변에는 2층 양옥집들, 조금만 나가면 미군부대가 커다란 땅을 차지하고 있었으며,

 

조금만 더 나가면 조그맣게 약수터도 있었다.

 

해질무렵이 되면 우리 가족은 선선한 바람을 맞으면 산책길을 나서곤 했었다.

 

지금 생각하면 참 예쁜 동네였던 것 같다.

 

여름이 시작되던 7월이었다.

 

그 때는 한창 북에서 남침한다는 소문이 라면, 빨래비누등을 사재기 하는

 

진풍경을 연출하던 어수선한 시절이었다.

 

그러던 어느날이었다.

 

엄마는 욕실에서 샤워를 하고 계셨고,

 

오빠, 동생, 나는 각각 방에서 뭔가를 꼼지락 대고 있었던 것 같다.

 

아빠는 아직 퇴근 전이셨고...

 

저녁 7시에서 8시쯤 사이였다.

 

어디선가 "꽝"하는 소리에 너무나 깜짝 놀란 식구들...

 

모두 거실로 나왔다.

 

그런데...

 

엄마는 샤워를 하다말고...

 

겨우겨우(?) 기본 속옷만 챙겨 입고는

 

외치시던 외마디... "엎드려!!!~~~~~"

 

그리고 엄마는 온몸을 마룻바닥에 던지셨고 우리 3남매는 엄마의 말이 무슨 말인지도

 

모른채 철푸덕! 엎드렸다...

 

잠시후...

 

아무런 변화가 없는 상황이 되자...

 

"얘들아... 진짜로 전쟁이 나나부다...이를 어쩐다니... (부들~ 부들~)

 

아빠는 어디계신다니...  어휴...큰일이네..."

 

그러시곤 주섬주섬 옷을 챙겨입으시더니 밖으로 나가셨다.

 

마침 아빠도 집으로 돌아오시는 길에 그 굉음을 듣고 놀라 집으로 달려오고 계셨다...

 

웅성웅성... 동네 사람들이 길가로 몰려 나오기 시작했다.

 

무슨일이지?... 웅성웅성....

 

그 때였다... 또 다시,

 

"꽝"......

 

"피융~~~~~"

 

"싸~~~~~~"

 

하늘은 알록달록한 불 빛으로 물들었다.

 

그때서야 그 날의 사태를 모두 알아차렸다.

 

그 날은 7월 4일 미국 독립 기념일이였다.

 

그래서 미군들이 폭죽을 터뜨리면서 환호하는 것이었다...

 

집에 돌아온 우리 가족...

 

푸하하...

 

그 후 엄마는 그 얘길 자랑스레 하신다.

 

"폭탄 떨어지면... 그렇게 엎드리는거야..."

 

 

 

한때는 의정부시민이였던 봉신(글라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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