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q 용서와 사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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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9-11-25 ㅣ No.8573

용서에 대한 어려운 내용은 제쳐두고 간단히 이야기하자면, 용서는 나 자신을 위해서 하는 것입니다.
내가 용서를 하든 안 하든 내가 용서해야 할 대상의 상태는 변함이 없습니다.
내가 용서한다고 그에게 있어서 안되는 일이 되는 것도 아니고, 내가 용서 안한다고 되는 일이 안되거나 하지 않습니다. 문제는 내가 용서를 하지 않는 경우, 내가 용서를 해야 하는 대상과는 상관없는 사람들이 나때문에 피해를 입습니다. 대게는 나로부터 가까운 사람들, 또한 나 자신도 그 일 때문에 힘들어 합니다.
용서는 나 자신과 내 주변 사람들, 내가 진정으로 사랑해야 할 사람들을 제대로 사랑하기 위한 방편입니다.
 
그런데, 사람들이 보통 잘못 생각하는 것은 내가 누군가를 용서해 준다는 것이 그 사람의 모든 것을 받아들여줘야 하는 것으로 생각합니다. 하지만 예를 들어서 원래 그 사람과 나의 관계가 받아들이거나 하는 관계가 아니었다면 굳이 용서를 한다고 해서 하지도 않았던 짓을 할 필요가 있을까요? 그것은 한 마디로 "오버"하는 것이지요. 내가 용서를 한다는 것은 그 사람에 대한 상처를 입은 적이 있기 때문에 이제는 면역력이 생겼다는 것을 말합니다. 이전에는 그 인간의 행동이나 말에 의해서 내가 상처를 입어서 아파하고 휘둘렸다면, 이제는 그 인간이 어떤 수단으로든 나를 찔러도 아프긴 하지만, 그것때문에 몸져 누울 일은 없다는 것입니다. 그래서 그저 그 불쌍한 영혼에 대해 화살기도 한 번 할 수 있게 되는 정도가 되는 것. 그 정도가 되는 것이 기본적인 선에서 용서를 할 수 있게 되었다고 말할 수 있겠습니다. 
 
또한 그 다음에는 사랑을 할 수 있어야 하는데, 사람들은 이 부분도 많이 착각합니다. 사랑이라는 것이 무조건 받아줘야 하는 것, 오냐오냐해야 하는 것으로 생각하는데, 어느 부모가 자기 자식을 사랑한다고 해서 무조건 받아들이고 무조건 끌어안고 그럽니까? 그렇게 하면 자식 농사 망칩니다. 사랑이라는 것은 때로는 그 사람을 위해서 꾸짖기도 하고 때리기도 해야 합니다. 진정으로 그 사람의 행복을 위해서 얼굴에 철판을 깔 수도 있는 것이 사랑이라는 말입니다.
 
그리고 사랑하는데 있어서는 내어 줄 수 있는 것과 내어줘야 하지 말아야 할 것을 잘 분별해야 합니다. 이웃을 내 몸과 같이 사랑해야 하기에, 내 이웃이 나의 이익을 노리고 덤비는 데 대해서 무조건 져주고 내 이익을 양보한다면, 나는 그렇다치더라도 나에게 의지하는 이들은 버려져야 합니다. 그런건 사랑이 아닙니다. 정신나간 짓이지요. 내가 진정으로 사랑하고 보살펴야 하는 이들이 있습니다. 우선 그들이 나의 첫번째 이웃입니다. 나 자신과 또한 내 가족이 바로 그들입니다. 그렇기 때문에 악의로 덤비는 사람들을 용서하되 그들의 술수에 휘말리지 말고 지혜롭게 대처하십시오. 술수를 부리는 그들에게 대처하는 것은 사랑으로 하자면 과감히 꾸짖고 본보기를 보여 주는 것이며, 사람의 일로 하자면 슬기로운 뱀처럼 대처하는 것입니다..
 
우리는 하느님께서 허락하신 시련이나 시험과 마귀의 유혹을 잘 분별해야 합니다. 하느님 앞에서는 비둘기처럼 순박해야 하지만 마귀에 대항할 때에는 뱀처럼 슬기롭지 않는다면, 자칫하면 하느님의 일을 뱀처럼 대하게 되고, 마귀의 일에 비둘기처럼 대하게 될 것입니다.
 
덧붙여서 말하면, 용서가 말로는 쉽습니다. 사실 교회에서는 용서를 너무 쉽게 이야기합니다. 하지만 내가 진정으로 용서해야 할 대상은 그 이전에 나와 깊은 관계에 있었거나, 내가 신뢰한 이들입니다. 용서가 어렵다는 것은 그런 이유에서 입니다. 시간이 무진장 많이 걸립니다. 믿었던 도끼에게 발등찍혔을 때, 다행히도 발모가지가 날라가지 않은 것만으로도 다행이지만, 그 정도이기 때문에 더더욱 상처가 아무는데는 시간이 걸립니다. 용서는 그런 차원의 것입니다. 마귀의 장난은 용서해야 할 대상이 아닙니다. 우리 신자들은 아무거나 용서하고 사랑하고 받아들여야 된다고 생각하는데, 잘 분별하십시오. 하느님께서 허락하신 시련이 아니라 마귀의 장난이고 유혹일 수 있습니다.
 
마귀는 용서해야 할 대상이 아니며, 사랑해야 할 대상도 아닙니다. 하지만 감정적이 되지는 마십시오. 그러기 위해서 용서가 필요하겠지요. 마귀에게 사로잡혀 나를 괴롭혀야 살아갈 수 있는 영혼을 불쌍히 보십시오. 그렇게 살 수 밖에 없는 영혼을 동정하되, 내 것은 지키셔야 합니다. 어려운 일입니다. 하지만 하느님의 능력으로 우리는 그것을 해낼 수 있습니다. 그래서 기도가 많이 필요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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