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q Re:주님께서 정말 저를 사랑하신다는 생각이 너무 죄스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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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과영혼 [61.40.15.*]

2011-03-22 ㅣ No.9401

주님께서는 어제도 오늘도 그리고 내일도 영원히 우리를 사랑해주시지요.

여담입니다만, 최근 연 삼일 동안 몇몇 사람을 만난 이야기로 대신할까 합니다. 살던 자리를 잠시 잃고 아침에 어느 대학생 아들 자취를 위해 도배를 시작하는 아버지를 보며 전에 다니던 본당으로 도착하였습니다. 자주 보고싶던 미카엘 청년이었습니다. 청년이라 하니 우습군요. 필자가 50인데 몇살 차이 나지 않는 독신 동생이거든요.

그런데 미카엘은 일전에 성물 판매소에서 뵈었던 선종하신 로사 자매님의 아들입니다. 안타깝게도 성당을 자주 오지만 미사를 참례하지 않는 지성을 지니고 있습니다. 그런데도 성당 교형들은 자기 미사 참례하기 바빠 침묵 가운데 미카엘을 바라보기만 하는 것 같아 아쉽습니다. 아들에게 미카엘 형 만나면 잘해주라는 말을 남기면서 미카엘의 별명이 '인사맨'인 것을 알았습니다.

밤에는 역시 주일학교 교사진에게도 '교적맨'이라 불리우는 라파엘을 만나게 되었습니다. 라파엘은 연도가 생기면 삼일 밤, 낮을 뿌리채 봉사하면서 상주들의 눈총도 볼줄 모르는 친구입니다. 매일 미사를 거르지 않으시고 그 힘든 연도 봉사들도 황혼 빛 물드는 오후에 다시 병원을 향하시던 연령회장님이 그의 충정을 알아보시고 허락을 했다고 합니다. 그러나 냉담중일 수 있는 상주들의 부담을 사서 결국은 사무장님이 저녁엔 귀가할 것을 권고했나봅니다.

그래서 라파엘은 교적을 옮겼고 미카엘처럼 안타깝게도 미사를 궐하고 있었습니다. 자주 사람을 보고 또는 중재자인 신부님의 실수를 보고 냉담 유혹을 받는 우리 자신을 봅니다. 이날 따라 가브리엘 대천사의 무언가에 골몰해야 했던 필자는 미사를 궐하고 있는 미카엘과 라파엘이 주님을 자주 잃어버리는 내 양쪽의 마음 같았습니다.

이날 만난 미카엘의 사촌 형님이 계신데 이분께서 일전에 강론시 이런 말씀을 해 주신바가 있습니다. 타고남보다 더 귀한 것은 후천적인 노력입니다. 후천적 노력보다 더 귀한 것은 체험입니다. 체험보다 더욱 귀한 것은 성령의 은사입니다. 글을 주신 미카엘 형제님은 이 네가지 은사를 모두 깊이 체험한 듯 합니다.

그러나 때때로 밀려오는 고독, 아픔등이 우리를 나약하게 유혹합니다. 그래서 수 많은 교형들이 어디론가 끌려가기도 합니다. 미카엘은 '무엇이 하느님의 일인가?'라고 하였습니다. 우리가 알 수 없는 하느님의 뜻일지라도 미래를 예견해야 하는 고통이 올 때에 우리 마음은 늘 내려놓아야 할 것입니다.

생각도 침묵을 이루려는 것 조차 인간적 의지로 되기는 커녕 인간적 즐거움이라는 세속의 온갖 유혹들이 우리의 앞 길을 방해할 것입니다. 그러나 미카엘 형제는 그것이 덜할 것 같다는 생각도 듭니다. 이때의 많고 적음이 주님 앞에 중요치 않음을 믿습니다. 다만 인류 구원을 위해 게쎄마니에서 완전한 기도를 올리신 주님의 길을 시나브로 우리가 가도록 지금 청합시다.

유혹이 덜한들 무슨 소용이 있을까요? 그 모든 유혹을 이겨내는 방법을 그분들은 아십니다. 경계하는 마음으로 살면 될 것입니다.

1. 다시 한 번 생각도 침묵하고

2. 그 죽은 침묵들 지금처럼 되살아나는 침묵 됨을 맛들이며

3. 과거와 미래로 도둑맞지 않도록 서투르나마 다시 이 평화의 길을 떠납시다.

 

2011. 3. 22(火). 17:20. 海棠 하경호 doming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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