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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종은 [euni0318] 쪽지 캡슐

2001-05-24 ㅣ No.2911

 

어떤 마을에,

아마도 유럽인지 미국인지에

드넓은 초원이 있고,

거기에는 진한 갈색의

멋진 종마가 풀을 뜯고 있다.

 

그 곁에는

그 말을 돌보는

할아버지가 살고 있고,

그 종마를 사랑하는

어린 소년이 있었다.

 

말을 돌보는 할아버지가

멀리 출타하면서

소년에게 말을 부탁한다.

 

소년은 자신이

얼마나 그 멋진 종마를 사랑하고,

또 그 말이

자신을 얼마나 믿고 있는지

알고 있으므로,

이제 그 종마와

단둘이 보낼 시간이

주어진 것이

뛸 듯이 기쁘다.

 

그런데 그 종마가 병이 난다.

밤새 진땀을 흘리며

괴로워하는 종마에게

소년이 해줄 수 있는 일이라고는

시원한 물을

먹이는 것밖에 없었다.

 

그러나

소년의 눈물겨운

간호도 보람 없이

종마는 더 심하게 앓았고,

말을 돌보는

할아버지가 돌아왔을 때는

다리를 절게 되어버린다.

 

놀란 할아버지는

소년을 나무랐다.

"말이 아플때

찬물을 먹이는 것이

얼마나 치명적인 줄

몰랐단 말이냐?"

 

소년은 대답했다.

"나는 정말 몰랐어요.

내가 얼마나

그 말을 사랑하고

그 말을 자랑스러워했는지

아시잖아요."

 

그러자 할아버지는

잠시 침묵한 후 말한다.

"애야, 누군가를

사랑한다는 것은,

어떻게 사랑하는지를

아는 것이란다

 

- <소설 ’봉순이 언니’에 나오는 작은 이야기> -

 

 

첨부파일: 먼훗날 우리.asx(88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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