암사동성당 게시판

"어느 화창한 4월의 아침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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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정식 [aejoin] 쪽지 캡슐

2000-10-24 ㅣ No.5308

.....................

 

난 아무 생각없이 그 화려한 대로를 걷구 있었다...그런데...

 

멀리서 그녀가 걸어온다...100미터 앞이지만...알것같다...

 

너무나도 아름다운 그녀...차를 건네며 말을 걸어볼까...?

 

아님..다짜고짜..키스를 할까...아니야 이건 너무 유치해...

 

어떻게 하지...어떻게할까...이런...점점 다가온다...

 

무슨 말이라도 해야 하는데...놓치면 평생 후회할것 같은데...

 

이윽고.....저기여 아까씨....

 

시간있으시면 잠깐이면 되는데..제 얘기좀  들어 보실래요...?"

 

 

 

 

30년전...너무나도 푸르던 그런 서로에게 100% 의 사랑을 꿈꾸는...

 

18세 소년과 16세의 소녀가 있었습니다....

 

둘의 그 간절한 소망은 때론 소나기가 되어...

 

가볍게 다른 사람을 사랑하곤 했지만...

 

여전히 그 푸른 기대감만으로도....

 

그들의 모습은 충분히 아름 다웠고...

 

소년이 18세가 되고 소녀가 16세가 되었을때....

 

그 둘은 운명의 이끌림처럼...

 

그 공원 벤치에서 서로에게 강한 운명의 끌림을 받았습니다...

 

둘은 곧...이 사람이구나!....하는 강렬한 느낌에...

 

서로...서로...상대방의 얼굴에서 눈을 떼지 못 하였습니다...

 

 

’지금까지 기다려온 사람이 바로 당신 입니다....’

 

소년이 먼저 입을 열었습니다...

 

’저두 그래요...’

 

수줍은듯...소녀는 미소를 띄우며 대답하였고...그들은...

 

자연스러운 운명의 이끌림에...내심...두려워 하며...

 

서로를 응시 하였습니다...

 

이럴수 있다니...이런 사람이 세상에 존재 하다니...

 

너무나도 완벽한 그 둘의 모습에서...신의 시기는 시작되었던가?....

 

 

그렇게 기다리던 서로의 100%의 사랑인데...

 

그 둘은 초조해지기 시작했습니다...

 

사랑도 인간이 하는 것 이라서...

 

너무나도 어이없는 의심이 그 둘의 마음에 싹트기 시작했고..

 

 

’내가 그렇게 기다리던 나의...또한 서로의 100% 가 맞을까...?’

 

’이렇게 쉽게 만날리 없을텐데...’

 

’그래 어쩌면 아닐수도 있을거야...’

 

 

이렇게 결정한 두 사람은 해서는 안될 의심과...

 

바보같은 약속을 하고 말았습니다...

 

 

’우리가 진정 서로에게 100%의 사랑이라면...지금 헤어져도....

 언젠간...다시 꼭 다시 만날수 있을거야...’

 

’그때에도 서로에 대한 느낌이 지금과 같다면...그땐...우리...

 한평생 같이 하도록 하자....’

 

 

사실 우스운 약속이지만...평생의 소원이 그토록 쉽게 이루어져서 인지..

 

그 둘은 너무나도 진지했고...하늘은 샘이 날정도로 푸르기만 했습니다....

 

그 둘은 공원에서 헤어졌고...그렇게 어느덧 여름이 가고...

 

가을이 가고...겨울이 왔습니다....

 

 

 

그해의 그 차갑던 겨울은...많은 사람들에게 마음의 상처를 주고 지나갔고...

 

너무나도 심한 유행성독감(인플루엔자)이 온 도시를 휩쓸러...여럿은 죽고..

 

여럿은...심한 기억상실증에 걸리기두 했습니다...

 

운명의 장난인가...?

 

그 두사람의 온 기억을 휩쌓아 없애는 지독한 고열과 고통으로....

 

그 둘은 그간 쌓아온..모든 사회와의 과정과 지식과...기억을...

 

깡그리째...잊어버리고 말았습니다....

 

 

그리고 시간이 흘러...

 

소년의 나이...이제 30...

 

소녀의 나이...이제 28...

 

십수년간 쌓아온 모든것을 잃은 그들은 초라했습니다..

 

모든것을 처음부터 다시 시작해야 했으므로....

 

세월은 많은것을 앗아가고...그들의 그 따뜻했던..가슴과...사랑과..열정은..

 

어느덧...그들이 25세와 23세 수준의 사회화에 도달했을때...

 

모든것은 잊혀지고 있었습니다......

 

이제 그들은 단지...먹고 살고...그렇게 삶에 치이며 살아가는

 

평범한 청년과 처녀가 되어...모든걸 잊고...서로에 관한 기억조차도...

 

그렇게 기억의 저편에 두고 있었습니다...

 

 

그런 어느 화창한 4월의 아침..

 

그 소년은 어느 화려한 골목을 걷고 있었고...

 

그 맞은편 그 햇살을 받으며 그녀가 걸어오고 있었습니다...

 

이제 30과 28세가 된 그들은 어떤 운명의 끌림도 없이...그렇게....

 

서로에게 다가가고 있었습니다....

 

100미터..70미터..50미터..30미터..10미터...

 

그리고 그들은 어깨가 서로 닿을만큼의 가까운 거리를 스치듯 지니치고 있었습니다...

 

그 둘이 교차한 순간...서로 뭐랄것도 없이...그 둘은 고개를 돌리며...

 

서로를 쳐다 보았습니다...

 

 

 

’아..너무나도 아련한 느낌...’

 

’언젠가...꼭한번 만났었던 느낌...’

 

 

 

소년이 먼저 입을 열었습니다...

 

’우리 언젠가 만난적 있지 않나요...? ’

 

 

 

소녀의 대답...

 

’네...우린 전에 많이 알던 그런 사이인것 같아요...그런데...

 왜 기억에 없죠...?’

 

 

 

’저두 그러네요....하지만...이렇게 느낌이 좋은 사람은 태어나서...

 첨이네요...’

 

’저두요 ~~ ^^ 참 이상하네요..그런데 이근처에 사시나보죠...?’

 

’네 ~ 바루 저 옆골목에 살구 있습니다....’

 

’그러시군요...이웃사촌이네요....앞으로 차두마시구 그렇게 지내죠 ~ ^^’

 

’네..저두 좋습니다...^^ 자 가던길을 가죠....담에 차라두 한잔...’

 

’네..꼭 그렇게 해요 ~ ^^’

 

 

 

라고 얘기하는  그 소년과 소녀가......

 

바로 당신과 저 랍니다.....

 

 

바보같지만...그렇게 보내서 미안하지만..

 

나는 그녀에게 이렇게 말을 건네야 했다...

 

 

 

 

 

    어느 화창한 4월아침 난 그녀에게 이렇게 이야기를 건넸어야만했다...

 

 

무라카미 하루키...단편집 중에서....

 

 

 

내 어린 봄의 한면을 장식하는 추억의 글 이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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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너무나 빠른 시간의 흐름에...

 

저 자신조차 깜짝깜짝 놀랄때가 있네요...

 

아...한주가 이렇게 지나는구나....내가 멀하며 지낸거지....

 

머리에 남은건 없는것 같은데...

 

쓸데 없는 생각의 낭비와...

 

시간의 소진을 느끼며...

 

이런 나 조차도 키워주신 부모님의 노고를 생각합니다...

 

분명...저보다 20 ~ 30 년을 더 사신 분들인데....

 

난 왜 지금 저분들과 이렇게 싸우며 시간을 보내는걸까...?

 

말씀 한마디 행동하나하나 그간 긴 세월의 풍파를 이겨오신..

 

그 삶의 모습이 바로 내가 가야할 길의 지표인데...

 

난 왜 이토록...내 고집을 피우며 사는걸까...?

 

이러면 안되지...하면서도..난...

 

어느새 마음은 집을떠나 황량한 가을 하늘을 헤매이네요...

 

어디로 가는 걸까?...

 

나는 지금..제대로 가고는 있는걸까?..

 

막연한 두려움과..미래에 대한..불투명한 나의 시선이..

 

자꾸만 나를 옭아맵니다..

 

원색적인..말 한마디...

 

도발적인 행동하나하나가...저를 피폐케 하기두 하고요..

 

 

그 화려한 봄의 시작..어느덧..이제 겨울이 다가오려 합니다...

 

난 봄을 혼자 시작하진 않았지만..

 

이제 겨울이 오면 저 혼자가 되겠지요...

 

저 윗글처럼...그렇게 바보처럼..

 

웃으며 지난세월 멀 했는지조차 모르는..

 

그런 제가 되기는 싫으네요..

 

이런....

 

또..너무나도 이기적인 혼자만의 생각에 빠진..

 

저 이네요...

 

이젠 그러지 않으려구요..

 

소중한 말 한마디...

 

가족과 연인과 친구에게

 

용기있게 건넬수 있는 내가 되고 싶습니다..

 

따쓰한 마음을 담을수 있는 그런

 

내가 되기를 지금도 기도합니다...

 

 

 

 

즐거운 한주 보내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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