잠실성당 게시판

[비타] 사순 제1주간 화요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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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상윤 [novita] 쪽지 캡슐

1999-02-23 ㅣ No.191

 

 

스님들이 깨달음을 얻기 위해서 집요하게 추구하는 말을 화두라고 한다지요. 거창할지

모르지만 제게도 화두라면 화두라는게 있습니다. '하느님 나라'가 그것입니다. 정말

 

하느님 나라를 살아서 만나보고 싶습니다. 이 세상과는 전혀 다른 세상을, 다른 곳이

아닌 이 세상에서 만나볼 수 있다면 좋겠습니다. 바보라고 할지도 모릅니다. 사실 이

 

미 우린 전례를 통해서건 사람들 모습을 통해서건 하느님 나라를 조금씩 체험하면서

살아가고 있으니까요. 아직도 하느님 나라를 못 만났느냐고 하면 할말이 없습니다. 그

 

리고 저 역시 전례를 통해서 또 사람들을 통해서 순간순간 하느님을 느끼고 하느님 나

라를 만나고 있습니다. 어쩌면 그렇기 때문에 '하느님 나라'를 더욱 보고 싶고, 진지

 

하게 살아 움직이고 생동감 있는 하느님 나라를 더욱 깊게 만나고 싶은지도 모릅니다.

그런데 제가 찾거나 만나는 하느님 나라에는 공통점이 있습니다. 잘못된 건지는 모르

 

지만 세상을 역류하는 자리에서 하느님 나라를 느껴온 듯싶습니다. 그것은 세상의 흐

름을 역류하는 자리에서입니다. 당연한 삶의 모습을 거부하는 진지한 사람에게서, 자

 

본의 현실을 넘어서서 살아가는 공동체의 모습에서 말입니다. 적어도 제가 느껴온 하

느님 나라는 그러한 자리에 있었습니다. 아직도 그런 사람들, 그런 자리를 더 찾고

 

만나보고 싶습니다. 할 수 있다면 그런 자리를 만들어 보고 싶고 그런 사람이 되어보

고 싶습니다. 이건 제가 평생을 걸고 풀어야 할 소망이자 화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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