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덕동성당 게시판

때(time)에 관한 단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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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성기 [sskca] 쪽지 캡슐

2002-02-03 ㅣ No.4525

 

1. 저는 지금 충청남도 금산에서 직장을 다니는 신성기 라파엘입니다.

 

   서울 생활 20여년만에 지방근무 발령을 받아 이곳에 온지 한달이 지났습니다.

 

   갑작스런 인사발령과 바뀐 환경, 새로운 일을 배우느라 하루 하루 보내기가

 

   결코 쉽지 않은 기간 이었습니다.

 

   그러나 지금은 조금씩 조금씩 이곳생활에 적응하며 나름대로 보람을 찾아가고 있습니다.

 

   오늘은(2월 3일) 금산성당에 가서 교중 미사도 드리고

 

   진복(眞福)에 대한 주님말씀 따라 마음을 다지는 시간을 보냈습니다.

 

   마음이 가난한 자는 행복하다 ........

 

 

2. 지난해 12월 대림 기간중 고덕동 7단지 구역미사가 있었습니다.

 

   박병주 신부님께서 오시어 동네 교우분들과 미사를 올리고

 

   신부님의 애창곡(?)이신 사랑가도 흥겹게 들었습니다.

 

   그날밤 저는 7단지 1구역장으로 선출 되었습니다.

 

   사실 7단지 구역은 남성구역이 하나였는데 2개 구역으로 나뉘어

 

   벌써 새 구역장이 선임되어야 했는데 아무도 나서는(?) 교우가 없어

 

   1년여를 공석상태로 운영되어 전(前)구역장께서 이끌어 왔습니다.

 

   저 또한 이런 저런 사유로 구역장을 맡아 줄것을  권유 받고도 나서지 못해

 

   마음이 펺지 않았습니다.

 

   마침내 구역장 수락을 하고는 신부님과 교우분들의 격려 박수를 받으며

 

   새로운 구역장으로서의 소임을 생각하게 되었습니다.

 

 

3. 새 구역장으로 선출된 지 겨우 6일이 된 날,

 

   저는 회사의 인사발령을 받아 구역장을 할 수 없게 되었습니다.

 

   그리고 지금 이렇게 금산이라는 곳에서 인사말씀 올립니다.

 

   저는 교회의 일을 맡는 것에 대해 아래와 같이 미뤄 온 것이 사실입니다.

 

   내가 조금 더 신앙이 성숙되고 난 후에 교회 일을 해야지 ---

 

   아직은 회사일도 바쁘고 시간도 없는데 ---

 

   교회일을 맡아 하기에는 부족하니까 좀 뒤에 해야지 ---

 

   나보다 훌륭한 분들이 많은데 감히 내가 나설 자리가 되는지 ---

 

   교우들과 부딪히기 싫고 조용하게 주님 말씀 따라 살면 되지 않나---

 

   등등 이런 저런 사유로 때(time)를 저 스스로 결정해 왔습니다.

 

   그런데 주님께서 제게 요구하시는 때는

 

   내맘대로 정하는 것이 아님을 알았습니다.

 

 

 4. 6일간의 구역장을 통해 저는

 

    주님의 놀라우신 가르침에 부복할 따름입니다.

 

    겸손과 순명으로 주님께 한 걸음 가까이 가야함을 말입니다.

 

 

 5. 고덕동의 정든 교우 분들,

 

    부족한 저와 저희 가족을 따뜻하게 맞아 주신 형제, 자매님들,

 

    이렇게 홀연히 떠나자니 아쉬움이 많고

 

    죄송한 마음 그지 없습니다.

 

    알게 모르게 저로 인하여 마음을 다치고 불편함을 받은 모든 분께

 

    진심으로 용서를 빕니다.

 

    지나고 보면 잠시이자 한 순간인것을

 

    저의 교만과 위선과 부덕으로 고통을 드린점 많았습니다.

 

    용서와 사랑을 위한 청원의 기도를 올립니다.

 

    형제,자매님들께 평화가 함께 하옵기를 ------

 

 

 6. 오는 2월 8일 이사 날짜를 잡고는

 

    인사말씀도 제대로 드리지 못한체 이렇게 글월 올리게 됨을

 

    헤아려 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이곳 금산의 하늘에는 반짝이는 별들이

 

    너무도 아름다워 고덕동 하늘에 한웅큼 보내드리고 싶은 마음입니다.

 

    감사합니다.

 

                                           신성기 라파엘 드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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