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덕동성당 게시판

친교한마당잔치(체육대회)를 보고 난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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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봉기 [kalmagi] 쪽지 캡슐

2002-05-28 ㅣ No.4718

고덕 본당 친교 한마당 체육대회와 성령 강림 대 축일 미사를 참석하고 나서

(2002. 5. 19/ 고덕 동명 근린 공원에서/ 성령 강림 대 축일)

 

 신록이 푸르르고 햇살이 따사로워 날씨는 운동하기에 참 좋았다. 풍물패의 입장식전 한바탕 흐드러진 가락이 상일동 동명 근린 공원을 가득 메웠다.

 

 입장식이 시작되자, 십자가를 필두로 본당기와 체육대회 우승기가 그 뒤를 이어 입장하고 5개 각 지역을 알리는 기(旗)와 구역을 알리는 기(旗)가 당당하게 입장을 하며 전 교우들이 각 지역별로 단합된 힘을 다지기 위해 공동 티셔츠를 갖춰 입고 즐거운 마음으로 입장하였다.

 

 입장 후 정면에 임시로 마련된 제대 위에서는 주임 신부님과 두 분 보좌신부님의 공동 집전으로 성령 강림 대 축일 미사가 시작되었다.

 주임 신부님의 인사와 강론이 있었다.   -삶의 위로를 받고 삶의 의미, 보람을 찾는 새로운 삶을 살아가기를 축원해 주셨다.

 

 신부님들의 붉은 사제복이 푸르른 녹음을 배경으로 성령의 강림을 예고하는 듯이 강렬한 인상을 심어주었다.

 야외미사는 미사 장소를 고덕 본당에서 하느님의 본당으로 옮겨서 드리는 미사였다.  

 화답송-주님, 당신 얼을 보내시고, 누리의 모습을 새롭게 하소서-에 있듯이 온누리에는 하느님의 얼을 닮으려는 듯이 푸르름을 한껏 자랑하고, 대지의 기운이 넘쳐 성령 충만을 몸으로 느끼겠다.  

 

-주임 신부님의 강론 : 장 폴 싸르트르의 드라마「닫혀진 문」을 소개하면서 "인간은 마음의 문을 닫고 빗장을 걸면 그것이 곧 생지옥" (집단 내에서는 언제나 소외된 사람들이 있는데, 病과 甁의 공통점은 받아들이기만하고 내놓지 못한다는 것으로 비유를 들어주셨다.) 성령께서 하시는 일은 닫힌 문을 여는 것.

성령 강림 사건은 우리 각자 마음의 문을 여는 것이 성령 강림을 체험하는 것. 믿음과 사랑과 소망의 덕행(마음)으로 부활하신 예수님의 성령을 받아 문밖에 고리가 없는 것을 문안에 있는 사람이 여는 것이 필요하다고 강조하셨다.

  "현실의 불신, 이기심, 무관심 등 병든 벽을 허물고 막힌 벽을 허물어 버리라고 성령은 명하니 용서하고 수용하며, 함께 손잡고 나아가야 합니다. 막히면 죽습니다. 막히는 것은 인간의 병입니다. 뚫어야 합니다. 영·육간에 위로하여 →성령 강림의 성령을 받아들여- 내 스스로 마음의 빗장을 여는 것이 상대방의 마음의 빗장 고리도 함께 열어가는 것입니다."

  "용서하지 않으면 용서받지 못한다."고 하신 예수님 말씀을 명심하고 덕행을 쌓을 것을 부탁하셨다.

 

 주님의 기도

  주님의 기도가 시작되자, 흰구름마저 주변으로 물러나 앉아 임시 제대 위의 하늘엔 구름 한 점 없고, 시원한 바람 한줄기가 교우들의 더위를 식혀 주었다.

 영성체송 : 모두 성령으로 가득 차서, 하느님께서 하신 큰 일들을 전하도다. 알렐루야.

 

 성령 강림 대축일 야외 미사를 성스럽게 봉헌하고 나서 5개 구역별 바구니 터뜨리기가 있었다.

제 5지역이 제일 먼저 바구니를 터뜨리고 바로 중식이 시작되었다.

형제님들은 축구와 족구를 열심히 응원하며 지역대항을 벌이는 사이, 자매님들은 피구게임을 하였다.

청년팀과 사목위원팀의 축구게임에는 주임 신부님께서도 직접 참여해 주셔서 모든 교우들의 열띤 응원을 받으셨다.

 

 중식 후 간이 휴식 시간에는 사물놀이패의 풍악과 쇠납소리가 대회장을 흥겹게 꾸며 친교의 분위기를 더욱 고조시켜 주었다.

 줄다리기, 장애물 경주를 비롯해서 오후에 이어진 계주 경기도 순서가 뒤바뀔 때마다 응원하는 사람들의 마음을 졸이게 만들었다.

각 경기 진행을 맡은 사목위원님들의 발걸음이 분주해지면서 교우들의 승리의 감흥이 넘치는 함성이 되기도 하고, 패배의 안타까움 속에 격려의 다독거림은 화해의 물결처럼 일렁이기도 했다.

 

 ○×퀴즈 대회에서는 교육분과위원장님의 출제의도를 너무도 잘 파악하여 교우들의 정답률이 높아 좀처럼 끝날 것 같지가 않았다. 과정이 치열했던 만큼 결과도 아름다웠다. 20단 기어의 깜찍한 자전거를 부상으로 타낸 우승자는 천진난만한 동심의 곱고 예쁜 어린 소녀였다. 자전거를 여유 있게 타고 가는 모습에서 성령 강림 대 축일의 거룩한 축제의 마당에 평화를 전하러 온 천사와도 같았다. 파장 무렵의 행운권 추첨에도 당첨이 되어 한아름의 선물을 안은 그 아이의 이름은 ’한아름’이었다.

 

 가장행렬 순서가 되자 각 지역에서는 열성을 다하는 지역장과 구역장들의 손놀림으로 단조롭던 의상과 분장이 갑자기 극적인 변신을 이루어 냈다. 월드컵 16강 진출을 기원하는 마음을 담은 4지역에서는 붉은 악마 복장과 대형 축구공을 앞세워 갈채를 받았고, 십자가와 예수님 그리고 12제자들로 분장한 5지역은 모든 교우들이 풍선과 밧줄로 대형 묵주를 만들어 묵주기도로 성모 성월의 축제 마당을 성스럽게 장식했다.

 헬륨 풍선을 한아름 묶어 "주님, 당신 얼을 보내시고, 누리의 모습을 새롭게 하소서." 라는 대형 꼬리표를 달아 ’하늘 높은 곳’으로 올려 보낸 1지역은 예수님 수난 14처의 모습을 재현하느라 곤고한 모습으로 14개의 대형 십자가를 지고 가는 긴 행렬을 이루었다. 이를 지켜보는 교우들의 마음은 감동과 안타까움으로 숙연해졌다.

 

 시상식이 시작되고 종합우승의 영광은 제 1지역 교우들이 차지했다. 가장행렬 특별상은 1지역, 인기상은 4, 5지역이 차지했다. 응원상 우승은 특히 자매님들이 시종일관 열심히 응원을 한 5지역한테 돌아갔다.  

 

 오전 9시에 시작하여 오후 6시에 마치기까지 친교 행사에 동참한 모든 교우들의 따뜻한 격려와 사랑의물결이 잔잔해져 가면서 ’하느님의 본당’에 드리워진 침묵의 커튼 뒤로 채곡 채곡 쌓여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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