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계동성당 게시판

죽음은 내 안에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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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순옥 [yimariaogi] 쪽지 캡슐

2006-06-29 ㅣ No.6751

    지금 이 순간을 기쁘게 살기 위한 故 김 정 수 신부님의 에세이 * 죽음은 내 안에 있다. 지옥에도 사령관 격인 큰 마귀가 있는데, 부하 마귀 셋을 세상에 보내면서 이렇게 물었다고 한다. “너희들은 세상에 가서 어떤 방법으로 사람을 꼬이고 넘어가게 할 생각이냐?“ 그 중 하나가 말했다. “저는 사람들에게 아무 일도 없을 거라고 말해서 안심하고 살도록 하겠습니다. 또 시간은 얼마든지 있으니까 무슨 일이든지 서두르지 말라고 하겠습니다. 그래도 말을 듣지 않으면 죽을 때, 회개하면 된다고 꽤어 내어, 죽을 때는 ‘실망의 유혹’을 주어 이곳으로 데리고 오겠습니다.“ 두목은 이 마귀의 소리를 듣고 크게 만족하였다. 불가에서도 生老病死라는 인간 고뇌 가운데 죽음이 가장 크다고 말한다. 그리고 임종의 자리에서 ‘인생이 무엇인가?’를 말해 달라는 왕의 질문에 현자는 이렇게 말했다고 한다. “인생은 나서 괴로워하다가 죽는 것이지요” 한편 아리스토텔레스는 “우리는 그저 히피니스 강가에 하루 동안 살아 꿈틀거리는 조그만 벌레에 지나지 않는 다“고 했으며 프랑스 작가 앙드레 말로는 “인간이란 자기가 죽은 다는 사실을 알고 있는 유일한 동물이다.“ 사람은 누구나 육체적으로 영원할 수 없으며 자신이 일시적인 존재라는 사실을 너무나 잘 알고 있다. 우리 인생에 주어진 것들 중 죽음만큼 확실한 것이 없기 때문이다. 죽음으로 인해 삶을 되돌릴 수 없다면, 어떠한 죽음이라도 그것은 비극일 수밖에 없다. 그러나 죽음이라는 것조차 가슴으로 끌어안고 살아가는 삶이라면 그 죽음은 죽음이 아닐지도 모른다. 대부분의 사람들은 자기 자신이 죽는다는 것을 알면서도 죽음은 자기와 관계없는 먼 세계의 일처럼 생각하며 살아간다. 그러나 죽음은 엄연히 내 앞에 있다. 보다 정확하게 말하면, 그것은 내 안에 도사리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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