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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약에 " 라며 딸아이가 내게 묻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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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계선 [orange] 쪽지 캡슐

2009-11-04 ㅣ No.6974

 오래전 모아놓은 글이 새삼 마음에 남아 올려봅니다.
 
 
가끔 딸아이는 엉뚱한 질문을 내게 던지곤 한다.
'엄마...
만약에..만약에..
이담에..이담에..
내가 결혼할 사람이라면서 나보다 20살쯤 많은 사람을 데려오면
엄마는 어떤 대답을 할거야?'
'아니면...사고로 하반신 불구인 사람을 데려오면?'
'아니면.. 큰 병이 있어서 얼마 살지 못할 사람이면?'
'근데...엄마딸인 내가 그사람을 너무너무 사랑해서 그사람이 아니면
안되겠다고 하면 말이야..'

'얘, 말같은 소리를 해라. 원 말같은 소리여야 대답을 하지...
네가 영화를 너무 많이 보더니... 덧났구나'
'있어서는 안될 일을 갖구 나 놀래키지 말았음 좋겠다'


'그래두...사람의 일은 모르는 거잖아...
실제라 생각하고 진지하게 한번만 생각해봐요...응?'...한다.


딸의 말대로 진지하게 생각의 생각을 하고,
그 다음 날 ....이렇게 속마음을 그대로 보여주었다.

'있..잖아...이엄마두..이세상 어..느 엄마처럼
눈이 빨..개지도록 울어가며 반대할 것 같아...
그런데...정..말 그것이 내딸의 유일무이한
평..생의 단..하나의 사랑이라는...
그런 믿음이 만..일에 생긴다면 ...
그..땐 마지막에 가서는..
내딸의 행복을 위해서...
줄---줄 울어가며 어..쩔.. 수 없이 받아들일 것..두 같애....
근데...그런 일이 결코 없어야지....'했다.

말을 하면서 나도 모르게 코가 매워지면서 눈물이 그렁그렁 고였고 
마주보는 딸의 웃는 눈에도 따뜻한 물이 고여 있었다.
'엄마....역시 우리 엄마야'하면서 나를 끌어안는다.

그래,
사랑..좋지.
알콩달콩 행복도 좋구말구...
하지만 인생은 길더란다..

걸어보지 않은 길은 언제나 아름답게 보이는 거야.
그리고 나를 대신해 주는 것은
이세상에 누구도 없다는 것을 네가 언제쯤이면 알 수있을까?
그때가 언제일런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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