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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년 신앙학교에 관하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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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지종 [sjjbernardo] 쪽지 캡슐

2000-04-26 ㅣ No.2000

사랑하는 미아3동 청년 여러분에게 띄웁니다.

내일은 야심차게(?) 준비한 청년신앙학교 첫째날입니다.

청년신앙학교를 준비하면서 생각했던 몇가지를 나누고 싶습니다.

 

무리한 계획이라는 것을 잘 알면서도, 그리고 많은 청년들이 함께 하기 어려운 사정들을 잘 알면서도, 그리고 앞으로 어떻게 진행이 될 지 의문을 가지면서도, 앞으로의 모든 것을 주님께 맡기면서 시작을 합니다.

 

이 일을 무리하게 진행하는 데에는 제가 청년 활동 하던 때의 체험들과 포기할 수 없는 꿈이 있기 때문입니다.

 

청년 활동을 하는 많은 이들이 자신들의 열정을 제대로 추스리지 못하고 방향을 잡지 못한 채, 풍랑에 표류하는 조각배처럼 활동을 하는 경우를 참 많이 보았습니다. 저 역시 많은 시행착오를 거쳐 왔던 것이 사실이구요.  이렇게 된 이유는 여러가지가 있겠지만, 가장 커다란 이유 중의 하나가 자신의 활동이나 실천을 담아낼 수 있는 그릇이 없었기 때문이라는 생각이 듭니다. 우리가 살아가면서 겪게 되는 여러 문제 중에 무턱대고 달려든다고 해결될 수 있는 문제는 그리 많지 않습니다.

 

교회와 사회라는 두 가지 울타리(물론 양자가 분리되어 있는 것은 절대 아니지만, 그렇다고 물에 술 탄 듯 술에 물 탄 듯 뒤섞여 있는 것도 아닙니다.) 안에서 주님의 사명을 받고 살아가야할 신앙인으로서, 특히 타협하지 않고 굴하지 않는 고유한 기질을 지니고 더욱 철저히 살아가고자 하는 청년 신앙인으로서 우리 각자가 속한 교회와 사회에 대한 보다 명확한 이해가 있어야만 올바른 활동과 실천을 이루어 나갈 수 있습니다. 그러기에 특별히 청년 공동체 안에는 그간의 황동과 실천들을 올바로 평가하고 담아낼 수 있는, 그리고 보다 적극적인 활동과 올바른 실천을 이끌어갈 수 있는 틀을 만들어내는 학습(교육, 학술, 연구...) 모임이 절대적으로 필요하다고 할 수 있습니다. 그러나 아쉽게도 본당이나 지구 차원에서 이러한 모임이 활성화되어 있는 경우가 적습니다. 그러다보니 쉽게 지치고, 쉽게 방향을 상실하게 되기도 합니다.

 

이러한 한계를 넘기 위해 청년 학습 모임(청년 연합회 산하의 부서일수도 있고, 개별 단체일수도 있겠지요.)을 만드는 것이 필요한데, 이것은 단지 그 필요성을 느끼는 사제 한 사람의 노력으로 달성될 수 있는 것도 아니고, 사제 한 사람의 뜻에 의해 만들어지고 유지되어서는 안됩니다. 필요성을 절감하는 청년들의 자발적인 노력과 함께 하는 사제의 관심이 어우러질 때 가능한 것입니다.

 

청년 신앙 학교는 바로 이러한 모임의 전초 작업이 될 수 있을 것입니다. 물론 청년 신앙 학교 그 자체가 지니는 의의도 무시할 수 없습니다. 청년들이 함께 모여 공부하고 삶의 나눔으로써 연대를 이루어가는 의의 말이지요.

 

저의 바램은 청년 신앙 학교를 꾸려나가는 과정 속에서 청년들의 의견을 수렴하여, 신앙 학교가 끝나면 작은 소모임을 만드는 것입니다. 물론 이 소모임의 주체는 청년 여러분이 될 것입니다.

 

아무쪼록 관심있는 청년들의 적극적이고 자발적인 참여를 부탁합니다. 많은 청년들이 함께 하면 좋겠지만, 그것보다 더 중요한 것은 단 몇 몇 청년들이라고 꾸준히 주체적으로 참여하는 것입니다.  그럼 내일 뵙고 자세한 이야기를 나누도록 하지요.

 

"세상을 이기는 승리의 길은 곧 우리의 믿음입니다."(1요한 5,4)

 

주님 안에 사랑담아 여러분의 벗 상지종 베르나르도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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