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래된 시 하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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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양희 [prowork] 쪽지 캡슐

2001-09-07 ㅣ No.2322

책장을 정리하다 15년전 읽던 시집 한 권을 발견하였습니다.

그 안에 제가 좋아했던 시 한편을 오랫만에 다시

만났습니다. 옛 친구 만나 반가운 기분이더군요.

어제 저녁무렵 하늘도 꼭 그 때 같았어요.석양이 지는 하늘이 비 개인 후라

하늘은 높고, 십대의 가슴 설레던 마음같던 하늘이요...

혹시 여러분이 사랑에 빠졌다면 이런 사랑法으로 영원히 가슴에

남겨둘 사랑하시길 기도드릴께요.

 

 

 

                   사 랑 法

 

                                강은교

 

 

떠나고 싶은 者

떠나게 하고

잠들고 싶은 者

잠들게 하고

그리고도 남는 시간은

침묵할 것.

 

또는 꽃에 대하여

또는 하늘에 대하여

또는 무덤에 대하여

 

서둘지 말 것

침묵할 것.

 

그대 살 속의

오래 전에 굳은 날개와

흐르지 않는 강물과

누워있는 누워있는 구름,

결코 잠깨지 않는 별을

 

쉽게 꿈꾸지 말고

쉽게 흐르지 말고

쉽게 꽃피지 말고

그러므로

 

실눈으로 볼 것

떠나고 싶은 者

홀로 떠나는 모습을

잠들고 싶은 者

홀로 잠드는 모습을

 

가장 큰 하늘은 언제나

그대 등 뒤에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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